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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Jul 20. 2022

복날 개식용, 역사의 뒤안길로





▲ 보신탕 집은 과거에 비해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도심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 플리커


기사요약

1. 매년 우리나라에서 길러지는 식용견은 100만 마리

2. 개농장은 동물학대와 비위생의 온상

3. 우리나라 국민의 83.8% '개고기 먹을 의향 없다'고 답해



‘개식용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다.’ 


필자의 학창시절 개식용은 문화 상대주의에 따라 보호 받아야 할 전통이라고 배웠다. 복날이면 보신탕집에 사람이 가득했고 시골집 강아지들은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것이 일상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개식용은 우리나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중이다.


반려인구 천만이라는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집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 오죽하면 ‘애완견’이라고 부르던 과거와 달리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이라는 용어가 더 자연스러워진 세상이다. 그만큼 개는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으며 지위도 과거와 달라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라 부르는 개를 우리나라는 여전히 먹고 있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라 매년 100만 마리의 개를 식용으로 기르고 먹는다.


우리나라의 개농장은 가축을 기르는 시설 중에서도 최악으로 손꼽힌다. 좁은 철장에 개를 가두어 기르는데 그 크기가 고작 개 한두 마리가 누워 있을 정도이다. 똥과 오줌을 치우기 쉽게 뜬 장에 길러 개는 한시도 편하게 눕거나 앉을 수 없다. 먹이는 도심지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주는데 심하게 부패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물은 아예 주지도 않는다. 어느 것 하나 개가 지내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도축은 주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하는데, 한 번에 죽지 않는 개는 여러 번 찔러서 죽이고 이 과정을 다른 개들이 모두 지켜보게 된다.


▲ 개농장의 개들은 비좁은 철장에 갇혀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살아간다.  © 플리커


개고기는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 사육, 도축, 유통되기 때문에 위생적이지도 않다. 2017년 전국에 유통되는 개고기를 조사한 결과 93개 개고기 샘플 중 61개에서 일반 축산물의 96배에 달하는 항생제가 검출되었으며, 세균 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위생적인 도구로 개를 땅바닥에서 해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개농장을 보면 세균이 가득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개고기는 보양을 위해 먹는다고들 하는데 항생제와 세균이 가득한 개고기가 보양식인지조차 의문이다.


다행히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개식용을 반대하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2020년 식용견 소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83.8%가 ‘개고기를 먹은 적도 없고 향후에도 먹을 의사가 없다’고 말했으며, 58.6%는 개고기 금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농림축산식품부는 ‘개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개식용 종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복날이면 항상 개식용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힌다. 개식용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개는 먹으면 안 되고, 소나 돼지는 먹어도 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사회의 법과 규제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식에 따라 변해간다. 100년 전에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없었고, 그보다 더 전에는 인간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노예제도가 합법이었다. 우리나라의 시민들은 개를 가족처럼 여기며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변화한 인식에 따라 우리나라도 개식용을 금지하는 나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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