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양조장의 탄소상쇄프로그램의 효과
요약
1. 남호주의 한 지역 브루어리이자 맥주펍에서 탄소중립맥주를 만들었다.
2. 그들이 탄소상쇄프로그램을 통해 저감한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약 24.4톤가량이었다.
3. 탄소상쇄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해결책이 아니며, 모두가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심각해지는 기후재난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갈수록 기후 재난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도 국가는 당장의 부담을 부과하기보단 미래 목표 발표에만 머물며 현재를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수익을 내야 한다며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온실가스에 항복하고, 어느새 기후 행동은 뒷전에 머물렀다. 결국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유발하는 기후재난으로 이어졌고 전국이 폭우와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서울 일대가 침식되며 겪은 재산 피해와 인명사고는 결국 모두의 기후 행동이 절실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기후 행동에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의 인지, 확산 이상으로 구체적이고 꾸준한 행동이 필요하다. 추상적이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목표는 달성 동기를 잃게 만들고, 반대로 너무 쉬운 행동만 하기엔 우리에게 시간이 남지 않았다.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것은 정책 또는 행동의 효과가 측정 가능하다는 전제로 출발한다. 하지만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을 동의했어도, 생활 속에서 얼마나 배출하는지의 수치는 좀처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 일반인들은 생활 속에서 측정할 수 있고,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할 수 있을까?
남호주의 중심도시 애들레이드의 한 골목, "Sparkke at the Whitmore"라는 브루어리 겸 맥주펍은 2021년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카본제로 히어로 IPA를 출시했다. 그들은 기후 행동을 위한 탄소측정, 저감 및 상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테크 회사 trace와 협력하여 그들의 탄소배출과정을 측정하고, 탄소 상쇄프로그램을 통해 탄소중립맥주로 인정받았다. 이곳에서는 어떻게 일상 속 맥주 한잔이 기후 행동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었을까?
지역 맥주 양조장의 탄소중립 노력- 카본 제로 히어로 IPA(Carbon Zero Hero IPA)
여성창업자인 캐리 앨런(Kari Allen)과 로즈 캔티시(Rose Kentish)는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에 동의하여 2025년까지 탄소발자국을 정량화하고, 맥주의 생산부터 고객의 집에 이르기까지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계획을 생각했다. 그들은 원자재 가공부터 양조 및 포장 과정과 더불어 최종적인 운송 과정 전반에 걸쳐 생성되는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고, 이를 상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들은 단순히 일정량의 탄소 배출 추정치를 이용해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서 제품에 대한 탄소 중립성을 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쉽고 빠른 방법보단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원했다.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운영방식에 있어 큰 변화를 수반하지만, 진정성 있는 대책을 만들기 위해 모든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탄소 상쇄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은 저렴하지 않았다. 맥주 한 잔을 만드는 모든 과정의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기후행동 컨설팅을 통해 감사 결과를 받는 과정은 15,000 호주 달러 이상(한화 1,389만 원 수준)이었고, 10가지의 각기 다른 맥주에 대한 조사는 150,000 호주 달러 가량이었기 때문에 소규모 회사에선 부담하기 어려웠다.
이때 파트너 회사인 trace가 보유하고 있는 탄소 상쇄프로그램을 통해 맥주로 인한 탄소 배출량과 동일한 양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는 "탄소상쇄 금액"을 지원하는 것에 동참했다. 최종적으로 이곳의 탄소중립맥주 4팩을 마실 때마다 80개의 풍선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상쇄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탄소중립 맥주의 탄소중립 과정과 감사 방법
그들의 탄소중립맥주를 통한 상쇄 효과를 지속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해서는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도 중요했다. 그들은 파트너사인 Trace뿐만 아니라 남호주 지역의 탄소 배출량 측정과 완화 분야의 전문가인 Leonard Cohen의 컨설팅을 통해 탄소의 측정, 관리 및 완화전략과 솔루션을 구축했다.
그들은 첫째로 원료의 소싱부터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하거나 펍에 제공하는 양조 및 증류 제품 제조의 전체 탄소발자국을 추적하고 측정했다. 카본제로 히어로 IPA의 가장 주요한 원료인 보리의 경작 시에도 무경운농법(농기계로 흙을 갈아엎지 않아 토양에 저장된 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하지 않게 만드는 농법)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원료를 공급 받을 시에는 위 조건을 갖춘 로컬 공급 업체를 최대한 활용하였고,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갖춘 화물 업체(Sendle)와 파트너십을 통해 배송으로 인한 배출량을 최대한 줄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제품 제조, 제품 사용과 사무실 운영 및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모든 작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측정하고, 마지막으로 이들이 사용하는 첨가 재료, 행사장 및 작은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행사장 전체에서 유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생산하는 페일 에일 제품과 Zero Hero IPA에 대해서 탄소상쇄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2020년 6월에서 2022년 6월까지 6.3톤의 이산화탄소가 해당 제품에 대한 상쇄가 이루어졌다. 원료의 생산과 제고, 배송 및 포장, 배달과 폐기에 이르는 온실가스는 약 18.1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탄소상쇄프로그램은 완전한 정답은 아니다.
이 상쇄프로그램은 총 2년에 걸쳐 24.4톤가량의 이산화탄소 상쇄 효과가 있었다. 이 정도 탄소 상쇄량은 어느정도 영향력이 있는 것일까?
2022년 3월 매일경제 신문은 매켄지&컴퍼니 매켄지글로벌연구소(MGI)의 보고서를 참조하여 2019년 기준 한국의 연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평균치가 15.5톤가량으로 발표했다. 탄소중립맥주를 만들어서 팔고, 139그루의 나무를 심어서 생긴 24.4톤의 탄소 상쇄효과에 근접한 배출량을 매년 두 사람이면 앉은자리에서 그 이상을 배출하는 것이다.
영국의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 Ember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전력리뷰에선 G20 국가 중 호주와 한국이 석탄발전으로 인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G20 평균이 1.06톤 수준일 때, 호주와 한국이 각각 4.04톤과 3.18톤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다시말해 한국에서 전기를 사용하다보면 석탄발전으로 인해 한 해 동안 3톤 이상의 온실가스는 개인의 의지와 관련 없이 쉽게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탄소상쇄활동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분명한 역할과 기능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다. 탄소 저감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이것보다는 감축 효과가 큰일을 다 같이 힘을 합치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Climate Analytics의 2020년 탈석탄 사회로의 전환-파리협정에 따른 한국의 과학 기반 탈석탄 경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석탄발전은 국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 가량을 차지하며, 지난 2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주요원인이었다. 다시 말해 석탄발전의 퇴출은 다른 어떤 것보다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크다.
석탄화력발전의 퇴출은 단순히 온실가스 저감에만 역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친환경 활동의 우선순위가 있다면 이러한 석탄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과 지구, 생명체와 공존에 관심 있는 모든 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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