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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Apr 18. 2022

한 뼘의 가죽이라도 그 쓸모를 연구하는 ‘오운유’

아이들의 그림으로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만나다

아이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밝아진다. 사소한 행동과 말 한마디에도 웃음이 난다.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오운유(OWNU)’는 아이가 주는 행복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그림을 선택했다. 유연한 상상과 유쾌한 표현이 매력적인 아이들의 그림을 업사이클링 제품과 결합해 그린 비즈니스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는 오운유. 행복한 세상, 건강한 지구를 위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고 있는 ‘오운유’의 안지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김지영 기자


Q. 안녕하세요, 플래닛타임즈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업사이클링 브랜드 ‘오운유’의 안지혜 대표라고 합니다. 


Q. ‘오운유’ 브랜드의 콘셉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오운유는 '아이의 그림으로 행복한 세상,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깨끗한 지구를 위해 한 뼘의 작은 가죽이라도 그 쓸모와 가치를 연구하는 브랜드'입니다. 다시 말해, 소셜 미션(Social Mission)으로 아이의 그림을 모티프로 사회적 가치가 있는 패션 제품을 만들고 있죠. 총 11명의 오운유 키즈와 협업해 스토리를 담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조하고 있어요.                               


Puppy Eco Bag_Green(왼), SEW IT YOUR SELF KIT_MESH SAC(오) ⓒ오운유


Q. 안지혜 대표님은 유명 브랜드에서 디자이너 활동하셨지요. 패션 산업 종사자로서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셨을 것 같습니다.  직접 경헙해본 패션 산업은 어떠했나요? 

A. 유명 브랜드일수록 브랜드 이미지 관리라는 이유로 출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의류를 소각하거나 폐기하는 일이 다분해요. 재직 당시 이렇게 버려진 어마어마한 양의 원단, 재고, 부자재를 보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죠.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을 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활용해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을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또 몇십 년 전이라 환경에 관한 이슈가 지금처럼 대두되던 때도 아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Q. 오랫동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A. 업사이클링 회사에 아주 잠시 디자인 기획을 도왔던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창업으로 이어졌죠. 처음부터 오운유의 브랜드 아이텐티티로 ‘업사이클링’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들의 드로잉을 모티프로 디자인 하는 브랜드로서, 아이들의 순수함처럼 지구도 순수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어요.                               


ⓒ오운유


Q. 오운유의 룩북을 보고 있으면 괜히 웃음이 나요. 쾌활하고 천진난만해 보이는 모델들의 모습 때문일까요? 오운유 제품에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A. 오운유의 처음 시작은 네 살배기 첫째 아이인 온유의 스케치북 그림에서부터였어요. 스케치북에 끄적끄적 낙서하듯이 그린 아이의 그림은 어른이 흉내낼 수 없는 특별함이 있어요. 오운유 키즈들은 저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특별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스토리 작가이죠. 오운유 브랜드 존재의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Q. 어떤 기준으로 아이들의 그림을 선별하세요?

A. 기술적으로 잘 그린 그림을 고른다기보다는 그림에서 스토리가 느껴지는, 그 아이의 이야기와 그림이 오운유의 제품에 녹아 있을 때 시너지를 일으킬 것 같은 그림을 선정해요.                               

오운유 5번째 키즈 최민준 군 ⓒ오운유


Q. 오운유 키즈 모두가 특별한 인연이겠지만, 유독 생각나는 인연이 있나요?

A. 다섯 번째 오운유 키즈인 최민준 군이요. 함소아한의원과 공동개최한 오운유 1회 공모전에서 만난 친구예요. 동물 그리기를 좋아하고 뇌전증을 그림과 노래로 극복하고 있는 조금 느릴지는 몰라도 행복하고 꿈으로 가득찬 아이죠. 13살이었던 민준이가 지금은 19살이 됐는데 여전히 13살 때와 같이 피터팬을 좋아하고, 동심을 지닌 순수한 청소년으로 성장했습니다.

고흐, 도스토옙스키, 루이스 캐럴 등 위대한 예술가들도 뇌전증을 앓았는데요. 특히 고흐는 발작이 심할 때, 가장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어요. 민준이의 그림은 특별해요. 미술적 재능이 뛰어나지만 하루에 수십 번 경련이 와서 장애 학교를 못 가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워요. 그래서 민준이를 아티스트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최민준 군의 작품 ⓒ오운유


Q. 오운유에서는 DIY 키트를 제작하고 있죠.

A. 런칭 초기에 대기업의 소각 섬유를 사용해 반제품 DIY 키트를 제작했어요.  대기업 임직원분들이 멋진 제품으로 완성하여 저소득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 DIY 키트가 오운유의 첫 업사이클링 DIY 키트였죠. 그 이후 DIY 키트 제작은 계속되고 있어요. 만드는 사람이 조금 더 쉽게 만들 수 있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50% 이상 제작된 반제품 형식의 키트를 고안했어요. 취미, 집콕러들을 위한 PLAY X HOME 키트를 개발해 일반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아이템 수를 늘렸어요.  


Q.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환경문제가 있나요?

A. 전 세계 패션 브랜드가 배출하는 탄소는 약 120억 톤, 연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고 해요. 저희 역시 패션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회사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불필요한 생산을 하고 있지는 않나?’, ‘또 다른 폐기물을 만들고 있지 않나?’, ‘수요에 의한 계획 생산을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나?’ 등 막연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죠. 

저희는 새롭게 생산된 친환경 자원을 활용하고 있지만, 폐자원을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운유의 옷은 KT&G 상상마당 홍대, 무신사 등의 숍에 입정되어 있다. ⓒ오운유


오운유는 그동안 삼성, 넥슨재단 등의 대기업과 업사이클링 활동을 이어왔으며, 꾸준히 전시를 진행하며 대중들에게 더욱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업사이클링 브랜드는 수많은 편견에 시달렸다. 환경을 위한 제품의 가치는 인정받았으나, 디자인과 제품에 대한 가치는 언제나 물음표였다. 오운유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그 물음표를 깰 새로운 방법을 계속 제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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