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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May 06. 2022

『어스테크(Earth Tech)』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지속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선언!


지속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선언! ‘가디언’ 출판사의 신작 『어스테크(Earth Tech)』


20대는 사회과학도였고, 30대는 역사학자였다가 그 소산으로 1000일 [유라시아 견문]을 마무리 짓고 40대를 맞아 개벽학자이자 지구학자이자 미래학자를 지향한다는 ‘이병한’ 작가가 쓴 책이다.

‘어스테크’란 ‘지구를 살리는 기술‘이라 해석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술이 돈벌이와 접목되 찌들어버린 그린워싱의 사례를 여럿 목격하고, 이럴 바에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불신감이 팽배하던 터라 책을 받아 들고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그 방어적인 태도는 작가의 에필로그를 읽으며 이미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첫 번째 인터뷰이인 ’마이셀프로젝트, 100억 인구를 먹여살릴 프로젝트‘의 끄트머리에 이르렀을 때 완전히 뒤바뀌었다.


’전환을 위한 스타트업’, 생명을 생각하는 생활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생활만이 아니라 새로운 생산도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땅과 산과 강과 바다와 하늘을 되살리고, 동물과 식물과 미물이 공존하고 공생하는 지구 공동체의 회생이라는 ‘위대한 과업’을 온 마음과 온몸을 다하여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인공적인 기술과 사물과도 공진화하는 생태운동의 업그레이드와 업데이트가 절실하다 하겠다는 작가의 말.


이 책은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스타트업 CEO 4인과의 인터뷰와 그 인터뷰를 마친 후 작가의 생각을 곁들인 책이다. 어떤 새로운 기술일까 하는 호기심보다는 이런 이야기가 과연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까가 가장 우려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책을 덮고, 참으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을 꾸리고 살림을 하는 주부로서 비닐봉지 한 장을 줄이고 종이컵을 하나 마다하는 소소한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작은 노력을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이 나라의 환경정책은 끝 없이 불안정하며 탈탄소와는 먼 곳으로 치닫는 것을 보며 심연의 우울감에 빠져있던 터였다. 이미 여러번 정치에 속고, 비즈니스 하는 기업에 속았던 터라 우린 더욱 ‘기술.공학’에 의심의 막을 씌우고 시작하는지도 모르겠다.


균사체를 통하여 대체고기와 대체가죽을 생산하는 마이셀프로젝트, 해조류를 통하여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어 내는 마린이노베이션, 태양과 바람 등 천상의 자원과 디지털 자원이라고 하는 가상의 자원을 결합하여 로컬 차원에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루트에너지, 그리고 로봇과 AI를 통하여 산삼을 재배하고 농촌을 되살리고자 하는 심바이오틱. 작가는 이들 스타트업의 놀라운 기술적 성취에서 사실은 그 심층에서 작동하고 있는 의식적 진화의 꿈틀거림을 거듭 확인하고 매번 감복했다고 한다. 인간 중심의 세계가 마침표를 찍고 사람과 생물과 미물이 공존하고 공생하는 미래를 열어 가는 강렬한 공진화의 생명력을 목도했다고 한다. 그러니 어떻게 이 존귀한 목도의 현장을 기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후위기를 인지하고 환경 변화를 염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쩜 씨앗을 심고 싹이 트기를 기달리는 간절함으로 하루하루 작은 실천을 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 씨앗이 움트는 흙 속 세상에서 일어나는 고귀한 들어올림이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에서도 터져나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그 꿈틀거림을 시작한 우리나라 벤처기업 4 곳의 대단한 도전이 있다.


『어스테크:지구가 허락할 때까지』저자 이병한, 출판사 가디언


기술과 과학과 숫자의 나열이면 어쩌나, 어려운 과학 용어로 기죽이면 재미없을 텐데 하던 우려를 날려보낼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만난 회사들이 갖춘 창의적인 발명이 아니었다.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회사, 공장, 농장을 향한 그들의 지구 환경을 되살리고자 하는 간절한 진심, 그리고 그 진심을 기술로 터트리려 노력한 그들의 찬란한 고귀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간절하게 아름다운 환경 도서가 읽고 싶다면, 나의 아이디어를 발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중이라면, 지구를 나만큼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을 느끼고 싶다면 당신이 선택해야 할 오늘의 책은 ‘어스테크’가 될 것이다.


기자 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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