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관심 봉사>

- 로버트와 찰리 이야기

by 김현정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지 며칠 안 되었을 때였다.

남편한테 나의 글과 라이킷 하신 작가님, 구독 작가님을 소개해주었다. 남편은 이상하게 긴장을 했다.

"남자 작가들 뿐이네."

(뭐지? 이 반응?)

(작가들이 당신 글에 라이킷도 하고 구독도 하는구나. 나는 이런 반응을 기대했는데)

"작가님들 프로필 봐요."

"와~ 이런 대단하신 분들이 저한테 라이킷도 하고 구독도 해주셨어요."

나의 흥분과는 달리 남편의 반응은 ???



또 며칠이 지났다. 퇴근한 남편이 컴퓨터에 앉아 있는 나에게 다가와서 하는 말

"아직도 남자 작가들만 들어오나?"

"아니, 안 그런데. 남자 작가들, 여자 작가들 반반인데."

뭔가 안도의 낯빛으로 변한다.

(뭐지? 왜 자꾸 그런 걸 묻는 거지?)

(아, 저거다. 남편을 긴장시키는 게. 그동안은 집, 남편, 자식밖에 모르던 내가 세상의 관심을 받으니 긴장이 되나 보다.)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남편은 내 글을 읽고 나왔다. 브런치스토리에 있는 글을 남편에게 읽어보세요, 하고 나왔는데 글 칭찬은 뜨듯 미지근하다.

"아주 예쁜 사진을 넣었네. 나는 처음 보는 건데. 어디서 찍은 거야?"

"아주 지적으로 보이더라."

(남편과 출근할 때 남편 차에서 찍은 건데, 내 글보다 프로필 사진에 더 관심이 많네.)




"여보! 여기 보세요."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느긋하게 텔레비전을 즐기고 있던 남편을 다급하게 불렀다.

"왜?"

"여기 보세요. 저를 구독하신 작가님인데요. 외국 분이세요. 로버트예요."

영화 속에나 나올 뻔한 잘 생긴 외국 남자분이 야외의 캠핑 의자에 여유로운 포즈로 한쪽 다리를 꼬아 앉아서 환하게 미소를 짓는 사진이었다.

사진을 물끄러미 보던 남편이 하는 말

"나는 찰리라고 그래라."

"핫핫하하하!!!"

(너무 웃겼다! 우리 남편의 반응이)

"잘 생긴 작가들이 많네."




퇴근하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고 여겼다. 그때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다급하게 불렀다.

"왜요?"

"이거, 어떻게 해?"

남편의 휴대폰을 보니 카카오톡에 온 브런치스토리 대상 작가들의 브런치토크 초대전 카톡들이었다.

"어떻게 들어가? 여기서? 당신 글은 어떻게 봐?"

(나를 신경 쓰고 있었구나. 내가 보고 싶었구나.)

"브런치스토리에 들어가서 작가명에 검색하면 이렇게 나와요. 여기 내 글이 있네요."

내 글을 읽겠다. 생각하고 나는 또 내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나를 또 부른다.

"당신 이름으로 7명이나 있어."

"당신이 제일 예뻐."

(내 글보다 내 미모에 더 관심이 많은 우리 남편, 어째요~~^^)




늦은 밤까지 서류를 정리하고 온 남편의 눈이 휑합니다. 초췌해 보입니다.


"적당히 해."

"밖으로 나가자. 나가서 걷자."

"피곤해 보인다. 아파 보이고. 또 하루 종일 쓰고 있었나? 내가 일찍 퇴근해야겠다."


남편과 자주 걷는 길로 밤산책을 했습니다. 말은 없지만 나란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

한 걸음 앞서 걷던 남편이 뒤돌아 섰습니다. 그리고 나를 봅니다.

"이제 얼굴빛이 좋다. 안 피곤해 보인다. 얼굴이 환해졌어."

"좀 걸으니까 좋네요."

(내 미모가 삭아질까 봐 걱정이 많은 우리 남편, 어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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