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일까(8화)

- 당신은 나트랑 스타일이야! 당신은 특별해!

by 김현정

그런 이상한 이별, 순식간에 일어난 이별, 유치하기가 찬란했던 이별, 그런 이별부터 시작해서 : 그하고의 있었던 일들은,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생생하다. 기억이란 게 참, 이상하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져 가야 하는데, 왜 더 또렷해질까?

그런데 이별이라니, 웃긴다. 수업종료 한 것뿐인데, 말도 안 된다. 이별이라고 칭하는 것, 말이 안 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왜? "이별"이라는 단어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까?






"왜 그렇게 길게 가냐?" (속삭이듯, 나지막한 저음 목소리로)


보강날짜를 맞춘 후에, 그가 꺼낸 말이 좀 뜻밖이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어떤 대답이 과연 적절한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우물쭈물할 때, 내 입에서 나온 내 대답을 내가 들었을 때, 나는 나한테도 뜻밖이었다. 황당했다. 말을 하고도 좀 웃겼다.


"내 남편은 첫사랑이에요. 나는 첫사랑과 결혼했어요. 남편도 내게 첫사랑이라고 했어요."


그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조용한 정적이 잠시 흘렀다.

나는 그의 마음을 느꼈다. 일주일 간의 여행, 일요일 출발, 금요일 도착. 그리고 그다음 주 월요일에 수업. 그가 느낄 나의 부재감, 그의 마음을 짐작했기에, 결혼기념일로 가는 여행이라고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현대 미술사 공부를 1시간 정도 하고, 1시간은 실기를 한다.

그가 중국 여행을 가서 수업하지 못한 미술 보강을 2시간 연속하기로 했었다. 그녀는 그의 현대미술에 대한 관점이 궁금했다. 그래서 주문했었다. 다음 수업 때 현대 미술사 공부를 하자고.


그녀는 그림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일상의 스트레스가 한결 가벼워졌다. 일상의 무게감, 삶의 무게감 그리고 권태로움, 무료함, 아픔, 상처까지도 치유해 주는 미술의 세계를 사랑했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앙리 마티스였다. 마티스가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과 위로, 휴식을 주고 싶었던 것이 이유였다. 마티스의 예술에 대한 성실성과 의지 그리고 그의 그림에 스며든 그의 철학 : 희망, 위로, 휴식, 격려는 어느새 그녀가 그림을 보는 기준이 되었다. 미술과 예술을 보는 그녀만의 철학이 되었다. 그녀는 그녀를 가르치는 그의 미술의 세계, 예술의 세계가 궁금했었고, 그의 기준을 알고 싶었다.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그의 내면의 세계는 미술이고, 예술이다. 그의 삶은 영어보다 미술이고 예술이다. 그녀는 그를 그렇게 보았다. 그래서 더 알고 싶었다. 그의 예술의 기준은 무엇일까? 관점은 무엇일까?


그녀는 그의 내면에 흐르는 미술의 세계, 예술의 세계를 알고 싶었다.




아주 뜻밖이었다.


그가 백팩 가방에서 꺼내어, 테이블 위에 놓은,

그것은,

바로,


그가 공부했었던, 대문자로 쓴 영어 문장들이 가득 쓰여 있는 몇 백장의 A4용지, 그리고

그의 설계 도면들 : 스포츠 디자이너로 그가 설계한,


이게 내가 궁금했었던 현대 미술사인가? (속으로는 꺄우뚱했지만, 그가 눈치챌까 봐 얼굴 표정을 조심했다.)


빽빽이 쓰여 있는 대문자들,

물론, 난해하지만? 어쨌든 그가 이것을 왜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그를 증명하는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겠다.


그녀는 예전의 과거 유물인 습작품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것은 과거이기 때문이다. 조금의 미련도 없다. 그녀는 굳이 그런 것을 모아 놓지 않는다. 이미 흘러갔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그녀의 남편도 그와 똑같다. 자기 자신의 사소한, 조그마한 것도 버리지 않고 정리를 잘해서 모아둔다. 그녀와는 반대이다.


물론 그것은 그의 성실성과 인내심 그리고 그가 영어 공부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왜? 현대미술사 공부에 이런 것이 필요할까?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준비했을까?


나는 너의 영어 공부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돼.

그런 뜻일까?

나를 믿어라, 그런 뜻일까?




적지 않게 놀랐지만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단지 그가 준비한 것으로 '그'라는 사람을 짐작은 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미술사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구나. 미술사 공부는 안 했구나. 이 사람의 미술에 대한, 예술에 대한 기준은 알 수 없겠구나. 이 사람은 미술과 예술을 공부했는데, 영어라는 기능성 그리고 그의 설계 도면에 관한 기능성, 그것이 이 사람에게는 중요한 부분이구나. 이 사람이 내뿜는 감정과 감정의 표현은 미술적이고 예술적인데, 이 사람이 준비한 수업 자료를 보면 이 사람에게는 '기능성'이 더 중요하구나.


이 사람의 감정은 예술적이지만, 이 사람의 생각은 기능적이다?


점점,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아,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이 남자는 어떤 남자인가? 분석할수록 어렵다.

나는, 지금 이 남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걸까? 어떻게 봐야 제대로 보는 것인가?


"나는 남자로 안 보여? 나는 남자가 아니야!"

그가 그 말을 던진 후로, 그녀는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외 수업에서 남자로 보는 것과 남자로 보지 않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는 어째서 그런 과감한 말을 꺼낸 것인가? 남자로 보는 것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그녀에게 어떤 감정이 생겨야 남자로 보이는 것일까?


남자로 보이는 것,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어떻게 하면 남자로 보이는 걸까? 남자로 보이는 느낌, 그 감정은 어떤 감정일까? 그것이 너무나 몹시도 궁금했다.


그는 나를 여자로 본다는 것인가? 여자로 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여자로 느낀다는 것인가? 그것은 어떤 느낌인가? 그녀는 그것이 너무나 몹시도 궁금해졌다.


'그'라는 남자가 그에게는 탐색의 인물, 탐색의 남자, 그를 분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분석하면 할수록 그녀의 기분도 묘해졌다.


어느 날?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주로 화이트 반팔 티셔츠를 이너로 입었는데, 언제 그가 바람막이 잠바를 벗고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수업을 했는지는 전혀 생각이 안 난다. 그런데 그 어느 날, 테이블 위에 놓인 그의 팔꿈치 위쪽에서 남자의 근육을 번뜻 보았다. 그 근육에서 남자의 냄새, 남자를 느꼈다. 그날부터인가? 그가 남자로 보였다. 그런데 어떤 기분, 느낌, 감정을 느낀 게 아니라, 그냥 그가 과외 선생인데, 성별이 남자이긴 맞는데, 그냥 그의 팔 근육에서 느낀 남자라는 거, 뭐라고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그가 남자로 느껴졌다.


그의 팔 근육을 보는 순간, 움찔했었다. 그가 반팔을 입었는지는 꽤 되었는 것 같은데, 왜 오늘에야 와서 그의 팔 근육이 눈에 들어왔을까? 그리고 왜? 그의 팔 근육에 나는 움칠하고 놀라게 되었는가? 알 수가 없었다. 혼자만의 비밀이 되었다.






"젊어서 그런 가봐. 남편이 따라다니면서 동영상을 찍네."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여행객 중 한 명이 다른 여행객에게 말하는 소리를 그녀는 들었다. 그녀의 남편은 이번 여행지에서는 계속해서 그녀의 동영상을 찍었다. 호텔 객실 안에서 그녀는 팝송을 들으면서 화장을 할 때도, 옷을 갈아입을 때도, 정리를 할 때도 춤을 추었다. 춤을 멈추지 않았다. 춤추는 그녀의 동작이 사랑스러웠나? 남편은 침대에서 쉬면서 그녀를 계속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동영상을 찍었다.


"한번 봐봐. 귀엽다."

남편이 찍은 동영상 안의 그녀의 모습은 무척 활발하고 생기 있어 보였다. 그녀는 행복했다. 남편에게 사랑받는 느낌, 그 느낌이 그녀를 포근히 감싸 안았다.


"센터에서 점심 먹고 쉴 때 보면 기분이 좋아지겠다. 당신 힘들 때 이 영상 보면 마음이 즐거워지겠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남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신한테 이런 재주가 있는지 몰랐어. 잘 찍었다."

남편은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즐거워하였다. 그녀가 흔들어대는 춤 동작이 예뻐 보였나 보다.


5월 셋째 주에서 넷째 주 사이 : 결혼기념일이 있는 그 주에는 1주일 정도 여행을 간다. 둘만의 신혼여행을 매년 간다. 달달한 느낌을 다시 충전하면서 ^^ 기념한다. 그들의 결혼 생활을. 그리고 서로를 가까이 느낀다.

생활에서 벗어나서 서로에게 서로의 존재를 각인하듯, 오직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추억을 쌓아왔다.




오늘은 5월 20일, 새벽 일찍 일어났다. 남편보다 평균 2시간 이상 일찍 일어난다. 아침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헤어스타일을 연출하고, 오늘 입을 의상을 입고 - 그녀의 준비성은 항상 남다르다. 일단은 부지런하다. 잠을 아끼고, 그 대신에 몸단장에는 신경을 좀 더 쓴다. 늙지 않고 젊게 사는 비결 중의 하나다. 자기 관리에는 독보적인 존재. 그녀 스스로도 인정. 당연히 그녀를 만나는 사람들, 오래 알고 있는 사람들, 잠시 보는 사람들이 그녀를 보는, 그녀에 대한 평가다.


"목에 주름이 없네. 팁이 뭐냐?"

"어머! 나이가 그렇게 많아요. 애들이 아직 어린 줄 알았는데."

여자들이 모여든다. 이구동성으로 묻는 소리가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고 묻는다.


오늘 새벽에는 묵고 있는 호텔 맞은 편의 바닷가에 산책을 하기로 그 전날 밤, 남편과 약속을 하였다. 준비를 거의 다 마친 그녀는 자고 있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다. 새벽 5시에는 나가자, 일어나요.


남편이 샤워할 동안 그녀는 베트남 여행 준비로 구입한 그레이 체크무늬의 베레모를 써보았다. 나이가 더 어려 보였다. 유럽 아가씨 같다고 남편이 권유한 베레모였다. 새벽이지만 그녀는 클레어 선글라스도 꺼냈다. 바닷바람을 가리고 싶었다. 그리고 나트랑은 햇빛이 금방 나오기 때문이었다. 와이드 청바지와 어깨가 노출된 블랙스트라이프 니트를 입어 보았다. 크롭기장이어서 한층 귀여워 보였다.

"오늘 의상은 이거로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전신 거울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하이 웨이스트 라이트 블루 데님, 쇄골 라인을 자연스럽게 드러낸 오픈숄더 버튼업 니트 탑을 입은 모습이 꽤 젊어 보였다. 디올의 쁘띠 네이비블루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그레이와 블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체크 베레모를 썼다. 그리고 새벽의 해변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클리어 선글라스까지 착용했다.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세련된 도시 여자 느낌으로 산책 준비 완성. 끝. 이제 나가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


"오! 오늘은 대학생 같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일행 중 한 두 분이 칭찬으로 아침 인사를 건넨다. 이번 여행에서는 칭찬을 많이 받는다. 그녀의 밝은 에너지, 충만함, 젊은 분위기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또, 그녀의 밝게 웃는 얼굴이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바닷가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유히 산책하는 사람들, 바다에서 수영하는 사람들, 에어로빅을 하는 동호회 사람들, 라틴라인댄스를 하는 동호회 사람들, 뛰는 사람들, 기체조를 하는 사람들, 활력이 넘치는 아침 분위기였다. 여기저기서 틀어놓은 노래가 다 달랐지만 하나의 호흡처럼 어우러지게 들렸다. 이상하게도 하나도 시끄럽게 들리지 않았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침 분위기로 그녀와 남편은 좋다! 정말 멋지다!


"당신 말대로 일찍 일어나서 오길 잘했어. 좋은데."


그녀는 객실에서부터 흘러넘치는 끼로, 춤을 추었는데, 그 끼로,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면서 엉덩이를 살짝 흔들면서 춤을 추며 걸었다. 그런 그녀가 예쁜지 ^^ 남편은 뒤따라 오면서 동영상을 찍었다. 에어로빅을 하는 곳에서도 그녀는 그들에게 미소부터 보내고, 함께 어우러져서 에어로빅을 신나게, 라틴라인댄스를 하는 곳에서도 웃음과 함께 그들과 어우러져서 댄스를~~~ 오!!! 그녀가 꿈꾸었던 장면이었다.


작년 봄부터 시작한 댄스. 외국 여행에서 댄스 기회가 생기면 멋지게 한 번 춤을 추고 싶다던 그녀의 꿈이 이루어졌다. 에어로빅은 에어로빅대로 힘차게, 또 라틴라인댄스는 부드러운 여성의 신체를 드러내면서 매력 있게 춤을 추니, 앙리 마티스의 "춤" 작품이 떠올라졌다. 한마음으로 어우러진 춤. 그들과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춤을 추면서 그들과 시선을 교환하고 미소를 주고받으면서 한마음으로 되는 것 같았다.


그런 그녀에게 남편이 하는 말은 더 멋졌다.

"당신은 나트랑 스타일이야! 너무 멋지다!"


아! 남편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녀가 나는, 외국에서 살고 싶다. 왜? 외국에서 살고 싶어?

그녀의 자유로움을, 열정을 드디어 남편은 알아봐 주었다. 이 나트랑 해변에서. 꿈만 같았다.





조식을 먹으러 호텔로 돌아왔다.

그들이 방금 산책을 하고 온 나트랑 해변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멋진 뷰였다. 왼쪽에는 바다가, 그들이 걸었던 길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도심이 보였다.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녀는 과일과 야채 위주로 갖고 왔다. 남편이 음식을 갖고 올 동안, 그녀는 잠시 휴대폰 메모지에 일기를 썼다. 갑자기 쓰고 싶어졌다. 벅차게 올라오는 이 감정을 남기고 싶었다.


2025년 5월 ○일 ○요일 오전 7시 26분 // 나트랑에서 나의 꿈을 이루다.


그의 인식 안에서 나를 가둘 수 없다는 것을, 그가 깨달았다. - "당신은 나트랑 스타일이야!" ^^


한 눈 안 팔고 열심히 살았잖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잖아.


내가 외국에서 살고 싶다, 는 그 이유를. 그가 알아봐 줬다.


(이유 : 난 자유로웠다. 새벽 산책. 나트랑 사람들은 걷기, 러닝, 에어로빅, 라틴댄스, 수영 등 자신들이 원하는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에어로빅하는 두 팀, 라틴라인댄스 하는 팀 사람들과 미소로 인사를 하고, 그들과 어울려서 에어로빅도 하고, 라틴댄스도 했다. 늘 내가 하는 리듬, 바차타와 룸바가 섞인 댄스였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그들의 리듬, 호흡에 맞추어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너무 행복했다.)


춤추는 내 모습을 놓치지 않고, 남편은 계속해서 동영상 촬영을 했다. 그들에게 난 어메이징, 땡큐하고 난 뒤에도 나의 신남은 식지 않았다. 계속해서 춤을 추면서 걸었다. 나를 따라온 남편은 경이로운 표정으로,


"당신은 나트랑 스타일이야! 당신은 특별해!"


나트랑 새벽, 나는 하루를 준비하는 나트랑 시민들과 함께 하나가 되었다. 앙리 마티스의 "삶의 기쁨", "춤" 작품처럼 ~~~


- 내 안의 생명의 불꽃이 넘치고 있어. 내 안의 세포가 젊어지고 있어. 점점 젊어지고 있어.

- 그럼, 어떡하라고, 난 못 따라 가는데.


* 그렇게 우리 둘은, 삶의 여유를 느꼈다.

* 그렇게 우리는 낭만을 즐겼다.

*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느꼈다.


나트랑에서 일출을 보았다. 활활, 뜨거운 태양이 올라오는 그 순간에 우리는 두 손을 꼭 잡고, 나란히 서서 올라오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남편에게 휴대폰 메모지에 적은, 방금 쓴 일기 내용을 읽어보라고 건넸다. 남편은 조용히 읽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인정하는 그의 진심 어린 모습, 그의 진지한 표정이 - 내게는 큰 선물이었다. 이제, 그가 나를 알아봐 주는구나. 내가 가슴속에 얼마나 큰 정열이 있는 지를, 이제, 그가 인정하고 있다.


"당신은 나트랑 스타일이야."


그 말은 "당신은 활기차다. 당신은 열정으로 가득해" 그런 뜻이다. 그리고 당신은 멋있어. 그런 말이기도 하다.





"당신은 왜 이렇게 자꾸 젊어져?"

"당신은 왜 이렇게 자꾸 예뻐져?"

"글쎄, 왜 그럴까? 젊어지는 이유가 뭘까? 열정?"


나도 궁금했다. 물론 예전부터 그녀는 젊어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진짜, 더 젊어졌다. 전보다 더 생기 있어 보였다. 더 활력이 있었다. 더 에너지가 넘쳤다. 에너자이저!

그녀도 궁금했다. 왜 그럴까? 진짜로 37세로 산다. 진짜로, 그렇게 되었나?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가 않았고, 잠을 자지 않아도 잠이 쏟아지지 않았다. 살만 했다. 그래서 그런가?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하는 일마다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더 젊어지고 있는 걸까? 먹지 않아도 배가 그렇게 고프지는 않았다. 살만 했다. 군살이 점점 더 빠졌다. 그래서 더 날씬해졌다. 비법이 뭘까? 그녀는 그녀 자신의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녀 안에서 내뿜는 열정, 꿈에 대한 간절함, 그것이 그녀를 생기 있게, 발랄하게, 젊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야, 어떻게 찍던지 사진이 잘 나온다."

"진짜, 예쁘게 나왔다."

"연예인 같다. 포즈를 어떻게 그렇게 잘해."


사진을 찍을 때마다 같이 온 여행객들은 그녀의 포즈를 따라 했다. 그녀에게 보내는 관심, 행복했다.

패키지 여행하는 내내, 들은 말, 그런 말들이 그녀를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그녀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





그러나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하나?

그녀의 이 행복을 깨뜨릴 파국이 먹구름처럼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파국은 조용히 온다. 도둑처럼 살금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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