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있기 전까지 우리는 모른다.
그저 그런 날들의 소중함을.
나에게는 아주 고약했던 세월들이 내 등뒤에 새겨져 있다.
좋은 날과 기쁜 날을 기다리며
나쁜 날과 슬픈 날만 새기며 살아왔구나 싶을 때,
벼락과 천둥이 치는 날을 오고 나면
비로소 보통의 괜찮을 날들을 소중히 헤아릴 아량이 자리를 내어주는
이 비루하고 천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낡은 습관처럼
좋은 날들에 대한 손꼽음과
기쁨에 대한 환상으로 보내버린 옛 지난날들에
눈물을 흘리는 어느 날
그저 그런 흐트러진 날들을
빨리 잊히려
내일을 기다렸던
그 아쉬운 날들을 붙잡고 싶어지는 어느 날.
어느 한순간도 나는 살지 못했구나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