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공존하는 성숙

<은유의 잔향> Episode 2

by 은유의 잔향

부제: 바람 속에서도 뿌리내리는 법
모든 게 안정된 줄 알았는데,

마음은 여전히 수시로 흔들린다.

단단해지려 애쓸수록

지키려는 것들은 더 금이 간다.


바람은 나를 흔들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뿌리를 내린다.

견딘다는 건 지는 게 아니라, 살아 있는 일임을.


숲이 흔들려도 사라지지 않듯,

나도 그렇게 살아간다.


흔들림과 공존하는 단단함만이,

진짜 성숙의 형태를 갖출 수 있고,

불안은 제거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갖춰야 할 대상임을 알게 된다.


성숙이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아니라

흔들림을 품은 단단함이란 걸 깨닫게 된다.


안정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유연한 지속의 형태로 존재한다.


균형을 잃지 않고,

흔들림 속에서 중심을 회복하는 능력이

곧 안정이다.

끊임없이 외부를 향해 확신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이미 존재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스스로가 믿어주는 일.

감정과 상황은 나를 흔들 수 있지만, 나를 규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아는 일.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두려움 앞에 멈춰 서기보다는

두려움을 통과할 줄 아는 걸음으로.


관계에서 종속되기보다, 관계를

존중할 줄 아는 태도로.


실수가 증거가 아닌 과정임을 받아들이며, 외부의 무엇보다

내면의 중심에 무게추를 두어야만


수많은 시선, 잣대, 손가락질이 흐려지고

나만의 리듬이 생긴다.


오늘의 잔향 —

Ólafur Arnalds – Tree


(흔들리면서도 뿌리내리는 법.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성숙의 형태.
삶의 모든 불확실성을 감당할 수 있는 내적 구조를 갖추는 일.)

※ 이 글에 언급된 음악의 모든 권리는 해당 아티스트에게 있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이혜미, 『은유의 잔향』 중에서. 인용 시 출처 표기 필수.

작가의 이전글견딤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