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의 잔향> Episode 2

작가의 말

by 은유의 잔향


〈은유의 잔향〉탄생과 성인

Ep.2 존재의 방향에 대하여


Ep.1에서 나는 사랑을 통해 ‘나’를 해석하려 했다면,

Ep.2에서는 사랑보다 더 근원적인 질문,
존재는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가를 다루고 싶었다.


탄생 이후의 삶은
언제나 누군가의 기대, 세계의 구조,
그리고 내가 만들어온 수많은 선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세상을 ‘느낌’으로 배웠다.
설명되지 않았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던 것들,
그 이유를 묻지 않아도 이해되던 순간들 속에서.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세계는 설명되기만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감정은 이유를 말해달라 하고,
행동은 방향성을 제시해야만 한다.
존재는 그 사이에서
자신의 좌표를 끊임없이 수정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성장은 늘 순조롭지 않았다.
직선이 아니라, 흔들리고 비틀리는 곡선에 가까웠다.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도 전에
이미 수많은 선택을 했고,
그 선택들은 때로는 나를 앞으로 밀어내기도,
때로는 멈추게 만들기도 했다.


그 복잡한 흐름 속에서
나는 어느 순간 성인이 되어 있었고,
또 어느 순간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시간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 글은 그 혼란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저 그 혼란의 구조를 조용히 관찰해보고자 한 시도였다.


탄생이 단 한 번의 사건이라면,
성인은 방향을 잃고 다시 찾는 과정의 반복에 더 가깝다.
그 반복 속에서 내가 배우고 있는 것은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에도
존재는 계속 움직인다”는 사실이었다.


그런 생각들을 문장으로 붙잡아 둔 것이
이번 편, 〈Ep.2 탄생과 성인 — 존재의 방향에 대하여〉다.


사람은 흔히
거대한 결심이 존재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믿지만,
방향은 오히려 아주 작은 이동,
거의 느껴지지 않는 감정의 변화,
내려놓는 손끝의 힘,
말을 아끼는 순간의 침묵 같은 곳에서
조용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 보고 싶었다.


아마 이 시리즈는 그 질문을 향해
조금씩 결을 맞춰가며 이어질 것이다.


작가의 말

『은유의 잔향』 은 결국, 내 삶을 조각내어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Ep.1에서는 사랑의 생로병사 속에서

마음이 어떻게 피고, 시들고, 다시 남는지 관찰하며 사랑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자 했다.


Ep.2에서는 사랑보다 더 근원적인 질문.

나는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조용히 바라보고 싶었다. 탄생 이후의 흔들림과 정렬, 그리고 성인이 되어가며 생기는 결들을

한 겹씩 살펴본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세 번째 결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Ep.3 은 돌봄이라는 이름 아래

소리 없이 사라져 갔던 ‘나’를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이 편은 나를 키운 시간이 아니라, 내가 사라졌던 시간의 기록에 더 가깝다.


돌봄은 단순히 누군가를 보살피는 일이 아니라,

돌봄 속에서 조금씩 상실되는 ‘나’를

다시 발견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경험한 상실은 결국 나를 복원하게 만드는 소중한 힘이 되기도 했다.


사랑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존재의 방향으로 확장되었고,

이제 돌봄과 상실의 결을 따라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려 한다.


『은유의 잔향』이라는 흐름 속에서

내 삶의 조각난 여러 조각들이

천천히 하나의 결로 묶이기 시작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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