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온 어떤 날들

<은유의 잔향> Episode 3

by 은유의 잔향

부제: 결을 만드는 과정


표면만 보면

그저 고단해 보일 뿐이었지만,


실은 가장 조용하게
모양을 갖춰가던 시절이 있었다.


흔들릴 때마다
무너지는 대신
아주 미세하게 방향을 틀었고,


그렇게 조금씩,
아무도 모르게,
나는 나를 세워가고 있었다.


삶이 완벽에 가까워지는 순간은
언제나 소란 속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고요한 날들 속에서
서서히 다듬어지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돌아보면,
그 모든 날들이
나의 결을 만드는
아주 깊은 층이었다.


표면의 소음이 아니라
안쪽에서 축적된 미세한 조정들이
지금의 나를 가능하게 했다.


오늘의 잔향 — Hania Rani – Glass
(이 글을 쓸 때 흐르던 음악.
지키고 싶은 것들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


※ 이 글에 언급된 음악의 모든 권리는 해당 아티스트에게 있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이혜미, 『은유의 잔향』 중에서. 인용 시 출처 표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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