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11.2024
어제는 세계 인권의 날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한 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잔칫날이기도 했다.
교육자로서 미술이라는 도구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 비평의 힘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선생님에 따라서는 미술 수업을 힐링 혹은 그리는 기술을 가르치는 수업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백번을 물어도 미술이 교육으로서 작동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유하는 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술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느끼고 생각하고 공감하고 더 나아가 비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에 아주 좋은 도구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할 때 그 힘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동원하는데 그중 하나가 ‘날짜’ 혹은 ‘시기’이다. 예를 들면 전통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계절 구분 방식인 24 절기나 인권의 날, 여성의 날과 같은 세계에서 지정한 날들 그리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4.3 항쟁과 같은 한국근현대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날 등을 달별로 뽑아 주제로 삼기도 한다. 이러한 수업방식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과 시선을 갖도록 도울 수 있다. 특히 과거의 어떤 날들을 돌아보는 것은 이러한 수많은 날들이 쌓여 지금의 하루를 지탱하고 있는 것임을 깨닫고, 앞이 안 보이는 미래에서 나아갈 방향성을 갖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수업방식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을 다른 말로 진실과 거짓, 선과 선이 결핍된 것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생존하는 법’을 가르치는 수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깨달은 것을 지식으로써 담아두지 않고 토론과 글쓰기, 간단한 스케치, 조각 등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시각화시키면서 살아있는 생각으로 구체화시키고자 했다.
12월 3일로부터 일주일이 넘어간 지금, 이 추위에 거리로 나온 시민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세상 모든 일이 다 중요하지만, 특히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학생부터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무서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가슴을 울리는 노래들로 축제 시위를 만드는 시민들 그리고 개인의 힘은 약할지 몰라도 예술의 힘은 강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한강 작가까지 그들을 보면서 왜 우리가 문학을 음악을 미술을 모든 예술을 역사를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 상기하게 되었다.
한밤에 일어난 일로 우리는 아주 본능적으로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당연하게 일었을 것이다. 또한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 사람다움이란 여러 가지로 또 해석되겠지만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의 말처럼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이것을 해치는 모든 것에서부터 생존하고 싶고 이런 우리가 연대하는 한 계속해서 살아갈 것이다.
지치지 맙시다 그리고 우리, 절대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