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14,2022
휴대폰 기능에 스크린 타임이라는 기능이 있다. 평소에 얼마나 핸드폰을 들여다보는지 또 어떤 앱을 주로 사용하고 시간을 쓰는지 등을 볼 수 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이 휴대폰 사용에 제한을 두고자 할 때 유용한 기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녀석은 너무나 똑똑하게도 매주 일요일 주간 리포트를 보내주는데, 한 주간 평균적으로 사용한 양을 그래프로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그 똑 소리 나는 그래프에 나타난 막대기를 보는 것은 좀 부끄럽다. 아마 그 막대기들이 할 일 없이 휴대폰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내 모습을 수치화시킨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 인 것 같다.
바쁘지도 분주하게도 살지 않지만 늘 마음이 바쁘고 분주해 쉽게 지친다, 불안과 긴장감이 피부 바로 밑까지 꽉 차오르고 너무도 무겁게 느껴져 어렵게 세운 몸을 다시 바닥에 눕힌다. 그러면 또 그 위로 내려앉는 묵직한 공기, 이럴 때마다 한 없이 가벼운 핸드폰을 찾는다. 이윽고 피부가 터질 듯 차오른 긴장감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던 공기도 모두 가벼워진다. 눈을 돌리고 생각을 판다. 정신을 내려놓고 마음을 뒤로한다. 순간- 네모난 스크린 안에서 나는 없다. ‘現’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지 않고 턱을 손에 괴고 있는 시간, 4시간 28분을 그렇게 쓸 수 있었는데, 나와 마주하고 존재하는 시간을 모두 팔아버리곤 물에 녹아버린 소금인 줄 모르고 가볍다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