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서울이 뭐 좋다고

5월 14일

by 한우주

드디어 토리를 데리러 간다. 서울에서 통영까지는 꽤 먼 거리라 이제 두어 달 된 아가를 사람 많은 버스로 이동하기엔 모두에게 피해일 것 같아 차가 있는 친구에게 부탁했다. 공교롭게도 내일은 나의 생일. 핑계 삼아 선물이다 생각하고 데리러 다녀오자고 부탁 아닌 협박을 하고 토리와 토리 남매인 링고(아는 언니에게 입양될 아이)도 같이 데려오기로 했다. 차 안에 담요와 장난감, 간식과 이동장, 배뇨판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했다. 날씨가 너무 좋다. 정말 여행 가는 것 같이 설렌다. 또 얼마나 컸을지 기대된다. 음악도 듣고 과자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다 보니 어느새 도착. 여기저기 숨어 있는 애들을 찾아 하나씩 이동장에 옮기고 다시 서울로 향한다. 선배에게 잘 돌보겠다고 소식 계속 전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인사를 하니 잘 부탁한다고 말한다. 선배는 왠지 쓸쓸하기도 시원해 보이기도 한다. 시원 섭섭하려나.

이제 최소 4시간은 가야 하는데 울기 시작한다. 새끼 고양이들을 장거리로 이동시켜 본 적은 없어서 온갖 방법으로 달래 보는데 둘이 이동장 속에 꼭 붙어서 나오지도 않고 울기만 한다. 어르고 달래 봐도 계속되는 울음. 가족들 품을 떠났는데 당연히 슬프겠지.

링고를 먼저 내려주고 토리만 데리고 오는데 점점 더 울음소리가 심해진다. 그러더니 집에 와서도 멈추지 않고 밤새 누굴 찾는 듯 한 그리운 목소리로 한숨도 자지 않고 운다.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든다. 엄마와 친구, 형제들한테서 억지로 떼어 내 온 것만 같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그래 얘한테 이 낯선 서울이 뭐 좋다고 데려오나 통영이 더 좋긴 할 텐데 하는 괜한 죄책감마저 든다. 아이고. 인제 그만 울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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