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희미하게 우는 소리가 들린다. 눈 떠보니 아무도 없는데 어디서 나는 소리지 다시 눈을 감는다. 언니는 교육을 받으러 나간 거 같은데 또다시 우는 소리가 난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본다. 아침 6시 반. 뭐지 애들이 안 보인다. 우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신발장 쪽에 장고와 토리가 서로를 보고 있다. 다시 보니 장고가 웅크리고 울고 있고 그 앞에 토리가 희미하게 눈을 뜨고 누워있다. 숨이 거칠게 들리고 옆에는 토한 자국과 대변이 보인다. 아 응급상황이다. 급하게 이동장을 꺼내고 토리를 넣는다. 주변에 24시 동물병원을 본 것 같다. 검색하니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전화를 건다. 신호가 한참 가서야 의사가 전화를 받는다. 약간 잠긴 목소리. 열었으니 오시라고 한다.
잠옷에 후드만 걸쳐 입고 슬리퍼를 끌고 나간다. 다행히 택시가 바로 있다. 근처 가까운 역 이름을 이야기하니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기사 아저씨. 나는 더 불안한 얼굴로 키우는 고양이가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그러니 빨리 가달라고 부탁했다. 아무 말이 없더니 역 근처에 다 와서 하시는 말씀.
"아이고, 그 자리에서 1분만 늦게 출발했어도 내가 용산을 가는 건데 참"
참아야 한다. "아 그러셨구나. 감사합니다. 그냥 여기서 내려주시면 됩니다."
병원에 들어가니 부스스한 얼굴의 의사가 피곤한 목소리로 맞이한다.
급하게 아이를 보여주고 진료실로 데려간다. 호흡이 굉장히 가쁘다. 토를 해서 인지 이상한 냄새도 난다.
의사는 몇 개월 된 아이인지 뭘 먹는 걸 보았는지를 묻고 바로 범백 검사와 에이즈 검사 뭐 등등의 검사할 것들을 차트에 넣는다. 컴퓨터로 보니 가격과 함께 무슨 검사들을 할 건지 리스트가 보인다. 저걸 다하면,,, 나는 잠시 고민한다.
의사는 범백은 지금 바로 알 수 있으니 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한다. 경황이 없어 그냥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다행히 범백은 아니라고 나왔다. 다른 바이러스 검사도 해봐야 한다고 한다. 나는 다시 컴퓨터를 본다.
“검사가 꽤 많은데, 저 검사가 다 필요한 건가요? 뭔가를 먹은 것 같긴 한데...”
“다하는 게 좋지만, 선택하셔야겠죠.”
의사는 입 안을 살펴본다. 바로 보이는 입안에 있는 상처, 나는 묻는다. “저게 뭐죠?”
혓바닥 아래를 살피느라 미처. 아랫잇몸 송곳니 쪽을 못 본 의사는 다시 살핀다.
“아, 염증인 것 같네요.”
응? 염증이라니 내가 어제까지 봤는데. 그 염증이라는 자리에 손가락을 갖다 댄다. 무슨 냄새가 난다. 그 손가락을 의사의 코로 가져간다.
“맡아보세요, 뭔가 냄새가 이상해요. 탄내 같아요. 그리고 어제까지 아무것도 없었어요. 염증은 아닌 것 같은데요.”
“염증 진행 속도가 빠른 아이도 있습니다. 검사는 뭐 뭐 하실 건가요? 선택하시면 됩니다.”
정말 당황했다. 뭐든 일단 다 검사를 해 봐야 한다니, 그리고는 선택하라니... 사람 응급실과 같구나 싶었다.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모자란 부분이 있어 애인에게 연락한다. 십만 원 아니 이십만 원만 빌려달라고. 상냥한 그는 혹시 몰라서 삼십만 원을 넣었다고 연락이 왔다.
의사는 먼저 입원을 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피를 뽑고 피검사가 나올 때까지 수액을 맞기로 했다. 아이가 작은 유리창 안으로 들어간다. 피검사를 해보니 신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아 그래서 자꾸 모래에 안 싸고 세면대에 소변을 보려고 했던 걸까. 한참을 지켜보다가 일단 출근은 해야 하기에, 의사에게 이상 있으면 연락 주시라고 말하고 수납하려고 보니 지금은 우선 26만 원 정도. 나머지는 퇴원할 때 내시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