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1,2022
운전을 한다.
휴대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켜두고 가다 보면 어느 지역에서는 야생동물 출현지역이니 안전운전을 하라고 안내한다.
달리고 있는 차. 달려오는 동물.
애초에 그들의 터전 한가운데에 인간들이 오직 인간만을 위한 도로를 만들었는데, 안전하게 운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는다. 누구의 안전을 위함인가.
도로 위가 꽤나 막힌다. 속도가 10 아니 5킬로도 채 나지 않는다. 지루하다. 밀려오는 졸음을 떨쳐내기 위해 두리번거린다. 자동차 소음으로 인한 마을의 피해를 염려한 유리 방음벽, 그곳에 멍하니 시선을 둔다. 유리벽, 파란 하늘을 뒤로하고 그곳에 하얀 흔적이 보인다. 조금 더 가까이. 마치 탁본을 뜬 듯. 막 날아가는 새의 모습이 선명하다. 조금 더 가니 비슷한 형태가 또 보인다. 그제야 알아챈다....... 꽤나 세게 부딪혔겠다. 살아남았을까? 죽었을까? 죽었겠지. 운전대를 잡은 손이 붉다.
끝을 모르고 늘어선 차들과 반짝이는 유리창이 아플 정도로 눈부시다. 이렇게 모르는 사이- 예쁜 소리를 내던, 보드라운 털과 단단한 부리를 가졌던 수많은 새들이 그 조막만 한 머리를 유리창에 그대로 박아 고꾸라졌겠지. 그리고 그들의 죽음은 그 바로 옆을 지나가도 전혀 알 수 없겠지.
눈앞이 부옇다. 분노가 일어난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으며 무사히 집으로 간다. 무사히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