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날지 못하는 에어로켓

행복한 과학 : Happy LAB 005

by 구본석

▏잘 날지 못하는 에어로켓 ▏


보이는 과학 링크 바로가기 : 에어로켓

즐거운 과학 링크 바로가기 : 에어로켓의 비행안정성

자세한 제작 및 실험 방법은 보이는 과학, 즐거운 과학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선생님, 오늘 로켓 만들어요?”

교실 문을 열자마자 아이가 묻는다.
그 얼굴엔 이미 기대가 가득하다.

“그래, 지난주에 이야기한 대로 오늘은 에어로켓 만든다.”

내가 대답하자 아이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300.jpg


“히히히~ 로켓이다!”

뒤따라 들어온 다른 아이도 교탁 위의 로켓 키트를 보며 소리친다.
“와~, 진짜 로켓이네요!”

아이들은 교탁에 팔꿈치를 올리고 봉투를 살펴본다.
손으로 펌프를 꾹 눌러보기도 하고,
봉투를 열어 안의 재료를 꺼내보려 한다.

“아직 꺼내면 안 돼요!”
나는 웃으며 말한다.

“네~!”
대답한 아이는 재빨리 자리에 가 앉는다.

“선생님, 빨리 시작해요!”
이제 마음이 완전히 들떴다.

교탁 주위를 둘러보던 아이들이 어느새 모두 자리에 앉아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오늘 아이들은 로켓을 만들고 발사할 기대감만으로도 행복하다..



20251006_203841.jpg


“선생님이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재료 만지면 안 됩니다!”

나는 로켓 키트를 모둠마다 하나씩 놓아주며 다시 한 번 주의를 준다.

“네~”

대답은 하지만, 아이들의 손은 이미 봉투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절연테이프와 가위를 나누어 주며 교실을 돌다 보니,
조심스럽게 봉투를 만지던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히히~”
아이는 머쓱하게 웃으며 손을 무릎 위로 옮긴다.
나는 미소로 다시 한번 주의를 준다.

아이들의 시선은 나를 따라 움직인다.
‘빨리 시작해 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이 전해진다.

“이게 펌프입니다. 그리고 봉투 안에는 노란색 파이프와 투명한 파이프가 들어 있습니다.”
나는 봉투를 열어 아이들에게 재료를 보여준다.

“자, 펌프하고 노란색 파이프, 투명한 파이프만 꺼내세요.”

“네~ 히히히!”

“야, 봉투 찢어져! 조심해서 열어!”
“헤헤, 미안~”

기대와 설렘과 긴장으로 시작되는 교실,

아이들의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만들기는 시작도 안했는데, 아이들 마음속엔 벌써 로켓이 떠 있다.

“노란색 파이프는 발사대고, 투명한 파이프는 로켓 동체예요.”
나는 두 파이프를 들어 올리며 설명을 이어간다.

“이제 펌프에 노란색 파이프를 꽂고 절연테이프로 고정하세요.
이렇게 하면 발사기가 완성됩니다.”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의 손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교실을 천천히 돌며 조립 상태를 살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살짝 고쳐준다.

“선생님, 다 만들었어요!”
한 아이가 발사기를 번쩍 들어 올린다.

나는 그 모둠으로 다가가며 말한다.
“좋아요. 이제 봉투 안에 있는 고무마개를 꺼내보세요.”

작은 고무마개를 들어 보이며 시연을 이어간다.
“투명한 파이프 한쪽 끝에 고무마개를 끼우고, 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하세요.”

“네~!”

다시 교실이 분주해진다.
아이들의 손끝이 바쁘고, 눈빛은 반짝인다.

“다 만든 친구들은 옆에 친구 도와주면서 기다려 주세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서로의 발사기와 로켓을 들여다본다.
교실 안의 공기는 이미 ‘발사 준비 완료’의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자, 이제는 앞에 있는 네임펜으로 각자의 발사기와 로켓에 이름을 적어 주세요"

"네"

아이들은 각자의 로켓과 발사기에 이름을 적고

어떤 아이는 그림을 그려 준다.



“선생님에게 집중해주세요!”

내가 큰 소리로 말하자 교실이 금세 조용해진다.

“집중을 위해 로켓은 책상 위에 놓고, 손은 무릎 위에 올려주세요.”

아이들은 순순히 로켓을 내려놓고 내 얼굴을 바라본다.
그 눈빛엔 여전히 설렘이 가득하다.

“이제 로켓 발사 방법을 보여줄게요.”
나는 노란색 발사기에 빨간 로켓을 꽂고 펌프를 살짝 눌렀다.

뽕—
툭!

작은 소리와 함께 로켓이 살짝 떠오르더니 이내 바닥으로 떨어진다.

“에이~”
교실에 가벼운 실망의 목소리가 퍼진다.

“지금은 선생님이 살짝만 눌렀어요.
두 손으로 세게 누르면 진짜로 날아갑니다.”

“헤헤헤~”
아이들의 얼굴에 다시 기대가 차오른다.

그리고 손이 움직이려고 한다.
나는 서둘러 목소리를 높인다.

“아직 설명 안 끝났습니다! 다시 집중해주세요!”

아이들의 손이 다시 무릎 위로 올라간다.

“이 로켓은 가볍기 때문에 맞아도 아프지 않아요.
하지만 사람이나 깨질 수 있는 물건을 향해 쏘면 절대 안 됩니다. 알겠죠?”

“네!!!”

“그리고 안전을 위해 로켓은 교실 앞쪽에서 뒤쪽으로만 발사합니다.”

“네~”

“좋아요. 우선 연습으로 살짝 발사해 볼게요.
자리에 앉은 채로 로켓을 발사기에 꽂고, 펌프를 살짝 눌러 위로 쏴보세요.”

“네!”

교실 곳곳에서 ‘뽕, 뽕, 뽕!’ 소리가 터진다.
어떤 로켓은 천장에 닿고, 어떤 로켓은 책상 위에 툭 떨어진다.
아이들의 웃음이 뒤따른다.

“자, 다시 선생님에게 집중해주세요. 로켓은 책상 위에 내려놓고요.”



"선생님이 먼저 로켓을 발사해서 보여 주겠습니다."
교실 앞쪽에서 펌프를 두 손으로 힘껏 눌렀다.

뽕—!

이전보다 큰 소리.
로켓은 교실 뒤쪽으로 힘차게 날아가 벽에 부딪히며 떨어진다.

“와~!”
“우와~!”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이제는 여러분 차례예요.
로켓을 들고 교실 앞으로 나와주세요.”

우당탕탕, 우르르—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안전하게 한 팀씩 발사합니다.
앞쪽 팀이 쏘고 회수해 오면 다음 팀이 발사해요.”

“네!”

“자, 첫 번째 팀! 준비— 발사!”

뽕!
교실 뒤로 로켓이 날아가고, 아이들의 웃음과 탄성이 교실을 가득 채운다.

“히히히~”
“헤헤헤~”
“우와!”

“좋아요. 이제 자유 발사입니다!
모두 각자 로켓을 들고 마음껏 발사해 보세요!”

교실은 금세 바람과 소리로 가득 찬 작은 발사장이 된다.
뽕, 뽕, 뽕—
교실을 가로 지르며 날아 오르는 로켓들,
그 아래에서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반짝인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기로 한다.



“선생님, 복도로 나가서 날려봐도 돼요?”

아이가 로켓을 들고 다가온다.
얼굴에는 아직 설렘이 묻어 있다.

“그래요. 복도로 나가서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 한번 해보세요.”

“와!”
“가자~!”

아이들이 우르르 복도로 달려나간다.


잠시 후, 복도 끝에서 연달아 ‘뽕, 뽕, 뽕!’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곧 아이들의 목소리에 변화가 생긴다.

“선생님, 제 로켓이 멀리 안 가요!”
“제 건 삐뚤어져서 날아요!”

처음엔 웃음이 가득했던 복도에,
이제는 ‘왜 그런지’를 알고 싶은 목소리가 채워진다.

“그래요? 그럼 왜 그런지 선생님하고 같이 알아볼까요?”

“네!”

아이들은 복도에서 교실로 되돌아온다.
‘집중해 주세요’라는 말이 필요 없었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2.jpg


나는 교탁 위에 로켓 하나를 올려놓고 말했다.

“자, 이번에는 로켓 뒤쪽에 무거운 편납을 붙여볼 거예요.”

나는 작은 편납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이게 뭐예요?”
“로켓이 무거워지면 더 멀리 갈까요?”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직접 해보면 알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작은 편납을 하나씩 나누어 준다.
“로켓의 뒤쪽에 편납을 감아서 붙여보세요.”

교실 안이 조용해진다.
아이들의 손끝이 신중해진다.

“자, 다 붙였나요?”

“네~!”

“그럼 다시 복도로 나가서 발사해 봅시다.”

우르르—
아이들이 또다시 복도로 향한다.



‘뽕!’
짧은 소리와 함께 로켓이 날아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로켓이 공중에서 한 바퀴 돌더니 방향을 잃고, 곧장 바닥으로 떨어진다.

“어...?”
“더 이상해졌어요!”

아이들의 눈빛에 실망이 스친다.
로켓을 들고 하나둘 나에게 돌아온다.

나는 아이들의 손에 들린 로켓을 바라본다.
“그래요. 지금 로켓은 뒤쪽이 무거워졌어요.
그래서 회전하면서 자세가 바뀌고, 공기와 부딪히는 면이 커지면서
멀리 날지 못하게 된 거예요.”

아이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그들의 시선은 다시 로켓으로 향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멀리 날까?’
아이들은 지금 질문을 확장하고 있다.



아이들은 책상에 앉아 로켓과 나를 번갈아 본다.
교실 안엔 잠시 정적이 흐른다.

“로켓 키트가 들어 있던 봉투에 재료가 하나 남았어요.”
내가 말하자 아이들이 봉투를 뒤적이기 시작한다.

“아, 스티커 남아 있어요!”
한 아이가 스티커를 들어 보인다.


8.jpg


“맞아요. 그 스티커에는 작은 날개 도안이 있습니다.
그 날개를 붙여주면, 아까처럼 비틀리며 떨어지는 로켓을
똑바로 날게 해 줄 수 있어요.”

“아…”

작은 탄식이 새어 나온다.
곧이어 한 아이가 외친다.
“맞다! 로켓에는 원래 날개가 있었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죠. 도안에서 날개를 떼어내 접고, 편납 앞쪽에 이렇게 붙이면 됩니다.”

시연을 하며 설명을 해준다.


20251006_205951.jpg


시연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숨을 죽인다.
손끝이 조심스러워지고, 눈빛이 진지해진다.

작은 손들이 스티커를 떼고, 접고, 로켓에 붙인다.
그 순간 교실은 마치 조용한 공방처럼 변한다.
아이들은 누구보다 진지한 엔지니어가 되어 있었다.

“선생님, 이제 복도에 가서 발사해 봐도 돼요?”
먼저 완성한 아이가 설레는 목소리로 묻는다.

“그래요. 날개를 다 붙인 친구들은 복도로 나가서 발사해 보세요.”



뽕!’

짧은 소리와 함께 로켓이 힘차게 날아간다.

“우와~!”
“히히히히!”
“봐요, 제 건 저기까지 갔어요!”

조금 전의 긴장과 정적은 사라지고,
아이들의 얼굴엔 자신만의 성취가 번진다.

나는 웃으며 물었다.
“이제 잘 날아가나요?”

“네~!”

짧은 대답이 돌아오고, 아이들은 다시 로켓 발사에 몰입한다.

그때, 나는 일부러 한마디를 던진다.

“근데요, 로켓을 더 멀리 날릴 수 있는 방법이
아직 하나 더 남았어요.”

아이들의 눈이 다시 나에게 향한다.

“그게 뭐예요?”

“뒤쪽에 붙인 편납을 떼고 발사해 보세요.”

“우와! 진짜요?”



뽕—!

이번엔 소리도, 속도도 다르다.
로켓은 곧게, 길게, 복도 끝까지 날아간다.

“와~~~~!”

아이들의 환호가 복도를 가득 채운다.



날고 있는 로켓의 자세 변화나
무게중심, 안정익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고 수업을 마무리 한다.

아이들은 이미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았다.

단순한 파이프 형태의 로켓이 잘 날지 못한다는 걸 눈으로 봤고,
뒤쪽에 편납을 달자 자세가 불안해져
로켓이 빙글 돌며 떨어지는 것도 확인했다.

그리고 작은 날개를 달면,
그 문제가 해결된다는 걸 실험으로 확인했다.


잘 만들어진 로켓을 만들고

발사하고 날아오르는 로켓을 보며

즐거워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아이들에게


이상한 로켓을 만들고

더 이상하게 만들고

날개를 달아 해결하는 기억을 만들어 주었고

과학적 방법으로 질문을 해결하는 실험의 경험은

아이들 스스로 흡수하여 질문의 확장을 이어나가 줄 테니까



행복한 과학 전체보기 링크 : Happy LAB Vol.1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익숙한 과학 연 (K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