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1>의 숨겨진 이야기

2. 영화의 시작 - 결혼식

by 발길 가는대로

<대부 1>은 1945년부터 1955년까지 10년간 펼쳐지는 꼴레오네 가문의 이야기이다. 긴 이야기의 시작은 한 남자(장의사 보나세라)의 강한 이탈리아식 엑센트의 대사부터 시작된다.


"I believe in America; America has made my fortune." 저는 미국을 믿습니다. 미국이 제게 돈을 벌어다 주었지요


이 장면을 촬영 중에 코플라가 스튜디오에서 찾아낸 고양이를 말론 브란도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고양이는 발톱을 숨기고 있는 동물인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가 계속 "가르릉" 앓는 소리를 내었기 때문에 브란도의 대사는 따로 스튜디오에서 녹음으로 더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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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밖에는 비토의 외동딸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정원의 잔디밭에 모여 있었다. 비토의 양아들 톰이 아내 테레사에게 속삭인다.

"시실리아 전통은 딸의 결혼식 날 받은 부탁은 절대 거절하지 않는다."


비토의 집무실 방 안에서 벌어지는 사적인 공간의 은밀한 대화와 달리 딸 코니의 결혼식 피로연과 같은 공적인 공간은 바로 이 영화의 위대한 테마들 중의 하나이다.


1945년 8월의 여름이 저무는 마지막 토요일, 뉴욕의 Longfellow Avenue 110 끝자락에 있는 공터에 담이 처지고 결혼식 피로연 촬영이 시작되었다. 750명의 하객들이 엑스트라로 동원되었다.


이탈리아의 결혼식의 경우 하객들의 1/4이 아이들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절대로 아이들을 집에 두고 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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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코플라 감독과 마론 브란도

흥겨운 현장 결혼식이지만 카메라의 초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곳이었다. 자신의 사진이 찍히는 것을 용서하지 않는 또 다른 마피아 보스 돈 바지니도 참석하고 있었고, 밖에서 취재하던 카메라를 뺏어 부수는 큰 아들 산티노의 모습도 보인다.


첫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히트 루카 브라시 역을 맡은 전진 프로레슬러 출신 Lenny Montana였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이 배역을 맡기로 예정된 사람이 아니었다. 촬영 현장의 구경꾼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코플라가 현장에서 스카우트하여 옷을 입히고 배역을 맡긴 것이었다.


직업 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사를 자주 까먹었는데, 코플라는 그의 이러한 어눌함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오히려 그의 덩치와 배역에 어울리는 장면을 만들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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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단의 흥겨운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비토의 아내는 다른 하객에게 노래를 이어 부르게 한다. 시칠리아의 민요인 이 노래의 제목은 "Luna Mezz'o Mare"이다.


'바다 한가운데의 달'이라는 의미인데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빠질 수 없는 노래이다. 유튜브를 통해 다시 감상해 볼 필요가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mW3xVYQcPE&list=RDkmW3xVYQcPE&start_radio=1

영화 속에서 악단의 지휘를 맡은 사람은 실물은 보이지 않지만 코플라 감독의 부친 카민 코플라(Carmine Coppola)이다. 실물 출연은 대부 3의 오프닝 장면에서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때도 밴드의 리더 역할이다.


또 아리아을 부르는 사람은 코플라의 사촌이고 이 외에도 꽤 많은 친척들이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물론 대부분의 엑스트라들은 출연 배우들의 친인척이다.


노래를 부르는 비토 아내 역할의 배우는 Morgand King이다. 그녀는 시칠리아의 재즈 싱어 출신이며 이 영화가 스크린 데뷔작이다.


축가를 부르는 조니 폰테인(Johnny fontane)이라는 캐릭터는 프랭크 시나트라를 연상시킨다. 시나트라는 이탈리아 출신의 가수이지만 한 때 몰락했다가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 출연하여 재기에 성공했다.


조니 폰테인이 부르는 노래는 이탈리아의 '어부의 노래'라는 제목의 노래이다. 이탈리아어로 'OMarenariello’이며 영어로 번역된 노래의 제목은 ‘I Have But One Heart’이다.


마이클이 케이와의 대화 중에 나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I'll make you an offer you can't refuse)은 영화를 통틀어서 4번 나온다.

- 비토가 조니에게 볼츠에 대해 얘기할 때

- 소니가 마이클에게 타탈리아 형제들에 대해서 얘기할 때

- 마이클이 프레도에게 모 그린의 지분을 사겠노라고 얘기할 때


이 대사는 미국 영화연구소에서 선정한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0개의 명대사' 중에서 2위를 차지했다.


코플라가 비토의 큰 아들 소니와 루시 만시니(Lucy Mancini)의 혼외정사 장면을 촬영하고 있을 대 그의 세 번째 아이가 탄생했다. 그 아이가 훗날 영화감독으로 성장한 소피아 코플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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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만시니는 비토의 딸 코니의 어릴 적 친구인데 대부 3에서 다음 세대의 대부로 성장하는 빈센트를 낳는다. 그리고 코플라의 딸은 성장하여 대부 3에서 마이클의 딸 메리 역할로 출연하며 빈센트와 사랑을 나누는 사촌 간의 사랑을 한다.

소피아.jpg 코플라와 그의 딸 소피아

루시 만시니는 소설 <대부>에서 소니가 죽은 후 외과 의사와 결혼을 하지만 꼴레오네 가족과의 인연을 끊지 않고 패밀리가 운영하는 카지노의 범죄 기록이 없는 주주로 나온다. 대부 2에는 출연하지 않지만 대부 3에 출연하여 빈센트를 패밀리에게 소개한다.


비토의 양아들 조니 폰테인 역을 맡은 배우 알 마티노 우는 장면 촬영을 위해 말론 브란도에게 연기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말론 브란도는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하고는 촬영할 때 갑자기 얼굴을 세게 때렸다. 알 마티노는 뺨을 맞은 통증으로 인해 눈물을 글썽이며 연기를 마칠 수 있었다.


조니 폰테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톰은 영화 제작사 볼츠(Woltz)를 찾아간다. 볼츠의 집은 비벌리 힐스에 있는 무성영화 시대의 스타 해롤드 로이드(Harold Lloyd)의 저택에서 촬영했다. (이곳은 훗날 영화 <보디가드>의 휘트니 휴스턴의 집으로도 이용되었다)


그러나 실내 장면은 뉴욕 롱아일랜드 Falaise, Sands Point Preserve에 있는 구겐하임 소유의 건물에서 따로 촬영했다. 그리고 마구간 장면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볼츠가 톰에게 자랑하듯이 보여주는 말의 이름은 카르툼(or 하르툼, Khartoum)이다. 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이름이기도 하다.


1885년 카르툼을 점령한 영국군 사령관 찰스 고든 장군은 이집트 병력을 몰아내다가 오히려 반란군에게 생포되어 참수를 당한다. 반란군은 참수된 장군의 목을 창에 꽂아 내걸었다. 그는 수단에 근무하기 전에 중국으로 파견되어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공로를 세워 서태후로부터 제독의 작위를 받기도 했다.


침대 위에 목이 잘린 말머리는 모조품이 아니라 개 사료공장에서 사료로 해체될 말머리를 아이스박스에 넣어 공수해 온 진짜 말머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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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머리를 자르는 것은 시칠리아의 전통을 모방한 것이다. 시칠리아에서는 돈을 갚지 않는 사람에게 첫 번째 경고로 채무자가 아끼는 개의 머리를 잘라 문 앞에 갖다 놓는 전통이 있었다.


이 장면을 두고 동물보호단체가 심한 항의를 했다. 이에 대해 코플라는 '영화 속에는 숱한 사람들이 죽는다. 그런데 말 한 마리에만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가? 뉴저지의 도살장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루에 200마리의 말머리를 자른다. 그리고 그 말머리는 모두 개의 사료로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영상이 있다.


비토는 톰으로부터 친구 겐코(Genco)가 위독하다는 전화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결혼식을 마친 후 아들들 모두를 데리고 (소니, 조니, 프레도, 마이클, 톰)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패밀리의 수석 고문 (Consigliere) 코의 병상을 찾는다.


유튜브에 영상이 소개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NkbGTt91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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