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Renewal James Bond
이안 플레밍의 007 시리즈 소설 중에서 영화화 판권을 구입한 이안 프로덕션(EON: Everything Or Nothing)이 만든 최초의 영화는 숀 코네리 주연의 <007 살인번호, 영문명 Dr.No>이다.
하지만 이안 플레밍이 발표한 첫 번째 소설은 1953년에 발표한 <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이지만 이 소설의 영화화 판권은 이안 프로덕션이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러한 이유는 첫 소설 <카지노 로얄>이 초기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1954년 이안 플레밍은 영화(TV 포함) 판권을 프로듀서 그레고리 라토프에게 6천 달러를 받고 영구적으로 판매했던 것이다.
1960년 그레고리 라토프가 사망한 후 그의 미망인은 다음 해에 이 판권을 할리우드의 제작자 찰스 펠드먼(Charles K. Feldman)에게 7만 5천 달러를 받고 판매했다.
이후 찰스 펠드먼은 당시 007 시리즈 영화를 기획하고 있던 이안 프로덕션과 접촉하여 <카지노 로얄>을 공동 제작하거나 아니면 50만 달러에 판권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했으나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독자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
찰스 펠드먼은 당시 할리우드에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7년 만의 외출> 등을 제작하여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의 변화를 주도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1967년 그가 만든 영화 <카지노 로얄>은 무려 7명의 요원이 '제임스 본드'라는 코드 네임을 사용하는 등 숀 코네리를 내세우고 이안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007 영화를 대놓고 비꼬고 조롱하는 코미디 영화로 만들어졌다.
다소 난해한 내용이지만 흥행에는 성공했다. 이는 그의 뛰어난 홍보 능력 때문이었다. (한국 개봉은 1971년 1월 피카디리 극장)
2006년 마침내 이안 프로덕션의 공식 영화 <카지노 로얄>이 세상에 소개되었다.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나온 영화였다. 왜냐하면 '제이슨 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비해 2002년까지 나온 그 전의 007 영화는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안 플레밍의 첫 소설 <카지노 로얄>에서 등장하는 제임스 본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야만 했다.
찰스 펠드먼이 사망한 후 판권은 적어도 세 차례 이상 주인이 바뀌었고 최종적으로 확보한 회사는 콜럼비아 픽처스(소니 픽처스의 모기업)였다. 이후 빅딜이 이루어졌다.
1999년 소니는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갖는 대신 EON의 모회사인 MGM에게 <카지노 로얄>을 넘기는 계약이 성사되었던 것이다. EON은 즉시 <카지노 로얄>을 제작할 준비에 착수했다.
2004년 3월부터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그전 영화에서 연속으로 주인공을 맡고 있던 피어스 브로스넌을 염두에 두고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감독직 제의는 가장 먼저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제의했지만 그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005년 2월, <골든아이>를 감독했던 마틴 캠벨이 감독을 맡기로 공식적인 발표가 나갔고 마틴 캠블은 그동안 완료된 시나리오를 검토한 후 색다른 방향으로 하이라이트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무렵, 소니 픽처스가 MGM을 인수한 후 새로 제작되는 영화의 배급권을 갖는 계약이 성사되었다. 그리고 1995년부터 4편의 007 영화에 출연했던 피어스 브로스넌의 계약은 2004년 종료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본드 역할을 맡을 배우가 필요했다.
무려 200여 명 이상의 인물이 테이블 위해 놓이고 검토되기 시작했다. 휴 잭맨과 크리스찬 베일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역할을 거절했다. 시간이 흐르던 중에 오디션을 보았던 독일계 아일랜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는 자신이 탈락하자 대신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를 추천했다.
2005년 5월부터 조심스럽게 영국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검토되기 시작했다. 초기 제임스 본드 역할을 제안받았던 그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라고 거절했지만 막상 이안 플레밍의 소설을 완독 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2005년 10월 14일, 런던 템스강 유역에 정박해 있던 영국 해군 소속의 HMS 프레지던트 함상에서 기자회견이 개최되었다. Royal Marines Rigid Raider 쾌속 보트(를 타고 나타난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여섯 번째 배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일부 비평가들과 제임스 본드의 팬덤들은 크레이그의 등장에 불만을 품고 인터넷 캠페인을 통해 영화를 보이콧하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크레이그의 외모가 전형적인 과거의 본드 이미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외모를 가졌다는 것이었다. 즉, 정장이 어울리는 전형적인 젠틀맨 스타일도 아니었고 키도 작은 데다(그의 키는 178cm이지만 팬들은 적어도 185cm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발에 푸른 눈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의 금발은 혹평의 대상이었다. 역대 본드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전부 흑발이었고 반면에 007 시리즈에 등장했던 빌런들은 대부분 금발이었던 것이다. 이를 빗대어 제임스 본드 특유의 자기소개 멘트까지 바꾸며 조롱했다.
"Name is Blond, James Blond."
비판의 압권은 그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과 닮았다는 조롱이었다. 즉,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영국 MI6 요원이 아니라 KGB요원 같다는 것이다. 급기야 그를 조롱하는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더불어 멘트까지 이렇게 바뀌었다.
"Bond, Vladimir Bond!"
이러한 팬들은 과거 크레이그가 영화에 출연하며 보여주었던 다양한 모습까지 등장시켜 절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첫 등장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등장했던 것이다.
정장 차림에 구명조끼를 입은 모습은 절대로 본드가 갖추어야 할 모습이 아니었다. 너무 유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유튜브에 당시의 인터뷰 영상이 있다. 이 모습만 보면 팬들의 주장이 이해가 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pGj4vqa9KYo
아무튼 제임스 본드가 결정되자 이번에는 새로운 본드 걸을 찾아야 했다. 안젤리나 졸리, 샤를리즈 테론 등이 고려되었지만 2006년 2월 16일 최종적으로 선택된 배우는 프랑스 출신의 에바 그린(Eva Green)이 캐스팅되었다고 발표되었다.
그녀는 2005년 개봉된 영 <Kingdom of Heaven>에서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전혀 무리 없는 캐스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