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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부터 백조를 보다니

by 이수연

3일간의 퇴촌여행이 끝났다.

1월 1일 동이 트는 시간에 퇴촌에는 정말 닭이 많고 서로 울음을 주고받기도 하는구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날이 춥지 않아서 인지 까마귀에 백로에 새가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새배를 하고 아점을 먹고 걸어서 2024년도 마지막날에 이쁘다 하면서 지나갔던 카페로 걸어갔다.

코스가 끝나고 나면 잘 못 만날 거라며 서로 아쉬워했던 반가운 얼굴과 함께 그녀의 반려견, 너무나 귀여운 생명체를 만났다. 으아..

내 무릎 위에서 꾸벅꾸벅 조는 곱실거리는 갈색털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지하고 선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사람은 함께 있어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때 고독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새해에는 미나 씨도 나에게도 더 그런 마음이 가득해지는 대화의 시간이 많이 찾아오기를.

광동로에 철새 군락이 신정근처로만 잠시 생긴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강아지와 함께 영역표시도 하며 천천히 걸어갔고 중간에 배가 고파서 햄버거도 사 먹었다.


드디어 도착한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은 내가 처음 보는 백조 무리와 기러기, 오리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예전에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백조를 가까이서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야생의 새들은 처음이었다.

사진 찍으시는 어르신께 물어보니, 영역 싸움 때문에 소리가 괴상한 거라고, 나팔소리 같기도 한 새들의 울음소리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퇴촌을 자주온 편이었는데 신정에 여기를 이제야 와보다니.

저녁시간을 향해가는 습지의 모습이 노랗게 물들어 가면서 점점 빛이 났다.


갈대숲을 지나오면서 아무도 신경 안 쓰고 신년맞이 고함? 도 함께 지르고, 기회가 되면 내년에도 같이 또 소리지르자고 하면서 웃었다.

2만 보가 넘게 걸은 것은 맞는 것 같은데 피곤함보다 충만함이 가득한 하루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늘 아침 다시 갔더니 하늘이가 오늘은 이걸로 일기를 써야겠다라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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