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흑백의 꿈을 꾸었다.
갈대밭이고 아무도 없었다.
인간이 만든 것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몸이 계속 하늘로 하늘로 빠르게 올라갔다.
갈대밭도 보이지 않았고 까만 하늘로 하얀 구름과 안개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떨어졌다.
무서웠다.
떨어진 곳은 커다란 고가도로의 밑, 강이었다.
나는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았고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고가도로 밑으로 굵다란 파이프 모양의 굴곡이 보였다. 나는 배인지 헬리콥터인지 모를 무언가 모터가 돌아가는 것을 붙잡고 바깥으로 나가보려고 했지만, 잡지 못했고 조용히 물거품을 내며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모든 상황이 하얗고 까만색이었다.
잠을 잔 것도 아니었다.
이런 것도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꿈이 너무 무서워서 나는 창문 쪽으로 모로 누웠다.
십 대 시절 매일 악몽을 꾸던 때가 있었다. 이런 순간, 방심하면 툭하면 가위를 눌렸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으로부터 겁을 먹으면, 몸도 순식간에 같이 휘말린다.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야 한다. 모로 누워서 하얗고 까만 갈대밭과 빠르게 지나가던 구름을 되새긴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