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것들

by 이수연

아직 보정 단계라서 많이 거칠지만, 지난 11월 말부터 12월 내내 작업했던 피노키오를 어제 촬영하고 보정 중이다. 과정을 기념으로 남겨본다. 이렇게 내 첫 번째 단편소설과 삽화집 같은 것이 올해 곧 출판이 된다니.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해보니 그럭저럭 그림은 마무리되었고 이제 진짜 수많은 결정을 통해 연출이, 소금까치 팀과 함께 디자인이 정해질 것이다.



작년 가을에 오래된 카페에서 연필을 쥐고 지난밤에 꿈같은 상상 같았던 글을 에이뽀 다섯 장에 빼곡히 적었었다. 그게 피노키오의 초고가 되었다.

이 책 안에 쓰인 수많은 상징은 읽혀도 되고 안 읽혀도 된다는 마음으로 내 마음대로 썼다.

이런 이기적인 마음으로 만들어도 되는 걸까? 잠시 멈칫했지만, 이 책이 말하는 '진짜'와 '가짜',

존재만으로도 힘을 내는 사랑 같은 것은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상상해 본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열쇠가 무엇인지,

그 열쇠로 인해 어떤 문이 열렸는지.

한번 열린 문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열쇠는 그 시간의 나였기에 열렸던 것이므로,

손에 억지로 힘들게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2025년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남들이 보거나 듣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 움직이고 있는 기분이었다. 생각이 급변해서 힘들었다.

작년 일월의 나와 2026년도 일월의 나는 분명히 다르다.


내가 알고 있는 과정들.

이렇게 과정을 기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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