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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마약, ADHD약이라는 착각이 만든 무너진 미래

by 이동간
심플하고 강렬한 카드뉴스 (37).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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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부모님이나 보호자 여러분. 검색창에 '청소년 마약', 'ADHD 약 마약'을 두드리는 그 손끝이 얼마나 떨리는지, 제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말로도 표현 안 되죠. 내가 아는 내 아이가 설마 마약을? 믿기 힘든 현실이기에 그 충격은 더 큽니다.


하지만 마약 사건은, 특히 청소년 사건은, 현실입니다. 믿기 힘들다고 외면하면 그 순간부터 상황은 기하급수적으로 나빠집니다. "그냥 공부에 도움 된다 해서 먹었다는데요?", "병원 약이래요." 그 말들로 안심했다가 결국 아이의 앞날을 망치는 경우를 저는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 사건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이미 지나간 실수를 두고 꾸짖는 건 해결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대응이 아이의 앞날을 결정합니다.


ADHD약? 그건 치료제가 아니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소지하고 있던 알약을 보고도 별생각 없습니다. "ADHD 치료제잖아? 친구한테 하나 얻었다는데 뭐." 하지만 이게 문제입니다. 진짜 문제는, 그 알약이 '진짜' ADHD 치료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아니, 심지어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조차도 아닐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길까요? 청소년 마약 유통 방식이 너무나 정교하고, 교묘하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학습 보조제, 집중력 향상제라며 포장되고, 친구들 사이에선 시험 기간만 되면 돌고 돌죠. 마치 당연한 문화처럼 번져있습니다. 그러니 아이도 스스럼없이 복용합니다. 하지만 그 약이, 필로폰이나 메스암페타민 계열의 불법 마약일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번 복용한 기록이 남는 순간, 그건 단순 소지가 아니라 '투약'으로 판단될 수 있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유통 정황이 엮이면 사안은 순식간에 중대범죄로 확대됩니다. 청소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봐주는 법 없습니다. 촉법소년이 아니면, 실형 가능성도 배제 못 합니다.


그럼에도 왜 대응을 늦게 하냐고요? 부모가 아이 말을 믿기 때문입니다. 순진한 실수로 여겨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법은 그 과정을 그렇게 봐주지 않습니다. 그 약이 어떤 경로로 들어왔고, 얼마나 복용했으며,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아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ADHD약이란 이름을 믿는 순간, 이미 법적 위험에 노출된 겁니다. 이름에 속지 말고, 증거를 확보하며 대응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응의 타이밍, 그리고 전략이 인생을 갈랐습니다


몇 년 전, 제가 맡았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A군. 친구에게 집중력 좋아지는 약이라며 받은 알약 두 알을 먹었고, 그날 하굣길에 소지품 검사를 받으며 발각됐습니다. 경찰은 마약성분이 포함된 약물임을 확인했고, 학교는 즉시 퇴학조치를 진행했습니다. 상황은 너무도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부모는 처음에 믿지 않았습니다. "애가 무슨 마약을 해요. 그럴 애가 아닙니다." 맞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그런 의도가 없어요. 하지만 법은 '의도'보다 '행위'를 먼저 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A군의 부모는 빠르게 법률대리를 요청했고, 저는 사건 발생 24시간 안에 조사 동행과 동시에 자료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A군의 복용 경위, 당시 친구와의 대화 내용, 약물 출처, 복용 전후 행동 분석 등을 정리했고, 아이가 약물의 성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설득했습니다. 결과는 기소유예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제가 주장했던 건 단 하나입니다. "이 사건은 중대한 범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오염된 구조 속에서 청소년이 일시적으로 휘말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충분한 생활기록, 주변 평판, 복용 후 반응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 주장, 받아들여졌습니다.


여기서 묻겠습니다. 만약 대응이 3일 늦었다면? 만약 아이 혼자 조사 받게 두었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졌을 겁니다. 청소년 마약 사건은 '선처를 구하는 싸움'이 아니라, '제대로 설득하는 싸움'입니다. 그 설득은 전략에서 나옵니다.


결국, 누가 전략을 짜느냐가 전부입니다


지금 검색을 하고 있는 부모님들. 이미 상황은 시작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무심코 먹은 약 하나로, 세상이 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사건 하나가 무혐의로 정리되며 인생이 다시 평범하게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두 선택지 사이에 있는 건, 지금 어떤 결정을 하느냐입니다. 저는 수많은 마약 사건을 통해 그 교차점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경험은 말해줍니다. 청소년 마약 사건, 무조건 빠르게, 그리고 정교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먼저 연락 주십시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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