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금, ‘마약방조’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나요. 그렇다면 이미 어느 정도 감은 오셨을 겁니다. 직접 마약을 한 것도 아니고, 뭔가 도와준 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 그런데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한 것조차 문제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다면, 지금부터 드리는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와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냥 같이 있었던 것뿐인데요?”라는 말로 조사실 문을 열었다가, 그다음부터는 한 문장 한 문장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방관도 처벌이 되는가? 현실은 ‘그렇다’입니다
마약방조는 듣기에 애매합니다. ‘돕지는 않았지만 말리지도 않았다’, 단지 그 상태를 방치했을 뿐인데 왜 법의 책임을 물을까, 그 물음이 자연스럽지요. 하지만 현실에서 법은 생각보다 훨씬 간접적인 정황에도 무게를 둡니다. 형법 제31조는 범죄 실행을 돕는 행위만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소극적 협조’까지도 방조로 봅니다.
여기서 핵심은 ‘고의성’입니다. 단순히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마약 투약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묵인하거나 상황을 용인했다는 정황이 발견되면, 처벌은 현실이 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필로폰을 집에서 흡입했는데도 말리지 않았고, 그 장면을 목격한 뒤에도 입을 다물었다면? 법적으로는 이미 방조의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직접 하지 않았는데요?”라는 항변은 감형에는 영향을 줄 수 있어도, 혐의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판례도 명확합니다. 반복적으로 대법원은 ‘적극적 행위가 없더라도, 범죄의 존재를 인지하고도 이를 저지하지 않은 채 일정한 도움을 준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처벌 여부를 가르는 건, 내가 얼마나 개입했느냐가 아니라, ‘그 상황을 알면서도 무력하게 방치했는가’입니다. 어쩌면 그게 더 위험한 기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방조 피의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문제로 바뀌는 순간, 사건은 방관이 아닌 ‘간접 가담’으로 넘어갑니다.
“그땐 몰랐어요”… 그 말, 수사기관은 쉽게 넘기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맡았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평범한 20대 대학생이 룸메이트가 대마를 피우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습니다. 본인은 직접 마약을 한 적도 없고, 함께 어울린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룸메이트가 체포되면서, 그동안의 채팅 기록과 통화내역이 고스란히 경찰 손에 넘어갔고, 그 안에 A씨가 함께 있었던 정황이 여러 차례 등장했죠.
심지어 아무런 경고나 신고 없이 그 상황을 그대로 공유하고 있었던 흔적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처음 A씨는 “그냥 조용히 지나갔으면 끝났을 일 아닌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말은 어쩌면 맞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수사기관은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왜 말리지 않았는지”, “왜 침묵했는지”, “같은 공간에 머물면서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해 하나씩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 중요한 건 ‘범죄에 기여했는가’가 아니라,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놔뒀는가’입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핵심은 고의성의 부재라고 판단했고, 수사 초기부터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A씨가 사건과 무관하다는 정황들을 촘촘히 제출했습니다. 그 결과, 검찰은 방조 고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방관이 곧 죄가 되는 구조 속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넘겼던 순간들이 결국 본인을 피의자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매 사건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 멈칫하고 있다면, 그건 이미 신호입니다
사실 마약방조라는 말을 검색하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직접 뭘 한 게 없어서요.” 하지만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직접 한 게 없다’는 생각이 자신을 수사 밖에 있다고 믿게 만들고, 그 믿음이 대응을 늦추고, 그 지연이 결국 상황을 악화시키는 단초가 되는 겁니다. 지금 고민 중이시라면, 그건 이미 ‘상관없다고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 와 있다는 뜻입니다.
마약방조는 한 끗 차이에서 벌어지는 혐의입니다. 정말 단순히 같이 있었다는 것, 침묵했다는 것, 말리지 않았다는 것—그 사소한 구간이 곧 형사기록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미세한 구간을 지우려면, 전문적인 분석과 빠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저 이수학은, 단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의 레일이 뒤틀리는 분들을 지켜봐 왔고, 그 길을 다시 돌릴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복잡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수사 절차 안에서, 당신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찾는 건 무섭고 불안한 일이 맞습니다. 하지만 마약방조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훨씬 더 깊게 당신에게 다가올 수 있는 현실입니다. 그 현실 앞에서, 혼자 서 계실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