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봄의 기운이 온 세상에 돋아났다.
해마다 4월 중순이면 집 뒤에 자리한 조그만 텃밭에
고추, 상추, 토마토 같은 채소들을 심는다.
시장에 나가 모종을 사고, 겨울 내 얼어있던 땅을 일궜다.
어느새 잡초들이 푸릇푸릇하게 올라와 있다.
모종을 심기 전에 호미로 잡초들을 뽑아냈다.
이름 모를 잡초들이 허다했다.
‘에휴~ 저것들도 봄이라고 세상에 나왔는데.’
잡초들을 걷어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농사에 방해가 되니 어쩔 수 없이 제거 대상이다.
내가 키우고자 하는 작물의 영양분을 모조리 빼앗아 갈 테니.
‘잡초야! 미안해!’
너희들도 이 세상에 살아보자고 나왔겠지만,
나도 어쩔 수 없구나.
우리의 삶도 그런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는 길에도 잡초처럼 나를 방해하는 것들이
분명 존재하지 않을까?
그것들도 분명 다 나름의 존재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가는 길에 훼방꾼이 된다면
과감하게 제거를 해야 한다.
잡초에 대한 연민에 어물정 거리다가는
잡초들이 나의 농사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지금은 아주 조그만 잡초들이
점점 자라 작물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난장판을 만들고 말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해 농사는 흉년이다.
지금 내가 가는 길에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잡초는 무엇인가?
우리는 분명 그 답을 잘 알고 있다.
농사를 지으려면 꾸준히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
잡초의 특성중 하나가 강인한 생명력과 번식력이다.
농사꾼은 끊임없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그래야 만족할만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그 해 농사가 풍년일지 흉년일지는
농사 짖는 사람에게 달렸다.
물론, 자연재해 같은 큰 난관에 부딪힐 경우는 제외다.
나의 인생에서 잡초 같은 존재가 무엇일까?
게으름, 잠, 허영심, 쾌락......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이름의 잡초와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독하게 마음먹고
잡초의 뿌리까지 송두리째 제거를 해야 한다.
어설프게 뽑아내면 금방 다시 자라나는 게 잡초니까.
내가 그토록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도
가끔 게으름이란 잡초가 훼방을 놓는다. 그 질긴 잡초는 방심한 틈을 비집고 들어와 한참을 머물다 간다.
나의 삶에 잡초 같은 존재.
그것들을 제거해야 내가 얻고자 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말한다.
‘잡초야! 미안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구나.’
‘내 삶에 넌 제거대상이야.’
* 오래 읽고, 오래 쓰기 위해 체력을 길러야 한다. 망가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게으름'이라는 잡초를 뽑아내고, 자전거 패달을 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