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귀한 풍경

by 청비


“아휴~~ 오늘도 미세먼지가 심각하네.”

요즘 어디를 가나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어느 날부터인가 문 밖을 나가면 먼 산위에 뿌연 것의 정체가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헷갈린다.

마치 각막 위에 이물질이 낀 것처럼 답답함이 밀려온다.


로나 시대 이전부터 마스크를 끼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은 의무화된 마스크 착용이 이전엔 자율화였지만, 사람들은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더불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날로 증가했다.

굳이 흐린 날씨가 아니어도 잿빛 하늘을 쉽게 볼 수 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맑고 파란 하늘이 우리 곁에서 사라진 때가......


내가 어린 시절,

맑고 파란 하늘은 일상이었다.

하늘만 올려다보면 마주하던 파란 하늘.

그땐 그런 하늘을 볼 수 있는 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초등학교 시절에 그림을 그리면 하늘은 당연한것처럼 파란색 크레파스나 물감으로 칠하곤 했다.

나보다 두 살 어린 동생에게 초등학생인 아들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하늘을 잿빛으로 그린다고 동생이 말했다.


파란 하늘, 맑은 하늘.

그냥 숨 쉬는 일처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때의 파란 하늘이 그립다.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후에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닫는다.


인간이 위대함을 가진 동시에 어리석음을 가진 탓일까?

잿빛 하늘이 드리워지는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눈만 뜨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느끼게 될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우리는 지금 또 무엇을 잃어가고 있을까?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이 뜸해지고, 단절되기 시작했다.

그 또한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또 다시 우리 곁에 조용히 자리한 것들을 잃은 후에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겠지.

미래는 때로 예측불허인 경우가 많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의 삶.

아주 소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언젠가 내가 잃은 후에 그리워 할 것에 대해.


나는 가끔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공상?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아주 먼 미래에는 '파란 하늘이 있던 시대'는 전설같은 이야기로 남지 않을까? 라는 공상을 펼쳐본다. 먼 미래의 아이들에게 단 한번도 가닿지 않을 풍경이 될까 염려가 된다.

이런 나의 염려가 쓸데없는 기우였으면 좋겠다.


간만에 파란 하늘과 마주치는 날엔 어김없이 사진으로 기록한다.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게 될 저 아름답고 귀한 풍경을 담고 또 담는다.

괜히 욕심을 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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