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거리면 쉬어가라!

by 청비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마치 비 오는 날, 낮게 가라앉은 분위기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갈라져 있었다.


몸이 많이 아프다고 했다.

부랴부랴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다.

온 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병원에 가자는 나의 말에 그녀는

괜찮다고 했다.


한사코 괜찮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근처 약국으로 가서 해열제를 사다가 먹였다.

며칠 업무량이 많아서 과로를 한 것 같다며

그녀는 스스로 진단을 했다.

“하여간. 너도 어지간하다.”

“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일을 하니? 내일 당장 연차 내고 푹 쉬어.”

나는 그녀에게 핀잔을 주고

그녀의 손을 잡아 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녀는 심한 통증을 앓고

병원을 내원해서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미련하게 해열제나 먹였으니 병이 나을 리가 있나.

옷깃만 스쳐도 아픈 게 대상포진이라는데.

그 통증을 며칠이나 참으면서 일을 했던 것이다.


우리는 차나 기계에 이상이 감지되면

얼른 점검을 하고 수리를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몸에 대해서는

무심한 경우가 허다하다.

약 먹으면 낫겠지.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병을 키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차나 기계도 쓰다보면 이상이 생기고 고장이 나는데

하물며 사람의 몸이라고 멀쩡할까


차나 기계는 고장이 나면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면 그만이다.

더 나아가서는 폐차를 하고 새 차를 사면 그만이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예민하고 정교해서

치료가 쉽게 되지 않는 병도 허다하다.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다가 이상이 감지되면

잠시 쉬었다 가는 여유를 가져 보자.

한 박자 쉬었다 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 무작정 달리다가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녀는 병가를 내고 입원을 했다.

병실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 그녀가 말했다.

이제 다시는 미련 떨지 않고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야겠다고.

혹독하게 병을 앓고 나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몸이 삐걱거리면 쉬어 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몸에도

휴식과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 몸도

오래오래 제 기능을 발휘하며 써 먹으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자신의 몸에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자.


행복한 삶.

우리는 그런 삶을 지향하며 살아간다.

현재 내가 행복하든 불행하든 간에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첫 번째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은 건강이다.


건강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

행복으로 가는 길은 매우 험해서 자칫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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