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코로나 이전 이야기입니다.ㅡ
괴산 괴강교에서 이화령 자전거길 인증센터 왕복 58km라이딩!
짧은 구간이라 만만하게 생각한 사람에게 극한의 매운맛을 보여준다.
괴강교 근처 민속박물관에서괴강교 근처 민속박물관에 주차하고 자전거를 정비한다. 우리는 주말마다 자전거에 꽂혀서 라이딩을 떠난다. 헬멧과 장갑을 준비하고, 생수를 챙긴다.
늘 이 순간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자전거에 오른다.
오늘은 또 어떤 풍경들과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자전거 바퀴와 함께 이런 생각들이 굴러간다.
괴산군 칠성면괴산군 칠성면에서 잠시 멈추었다. 아담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낡은 건물들과 인적이 드문 마을, 나는 그런 풍경이 좋다.
익숙하고 편안한 풍경이 내 발목을 붙잡는다. 임대라고 써 붙인 상가들도 보인다.
이 작은 마을에서 장사로 큰 수익을 보기엔 어려울 것 같다.
작은 슈퍼에 들러 이온 음료수를 샀다. 뜨거운 날씨에 이온 음료를 꿀꺽꿀꺽 마시는 아들~~
벌써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엿보인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차가운 것을 마시고 뒤돌아서면 금방 갈증이 찾아온다.
쉬이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안고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따가운 햇살과 함께 달리다.햇살이 뜨겁다 못해 따갑다.
작은 바늘로 살갗을 콕콕 찌르는 것 같다.
몽실몽실 조각구름들이 하늘 위를 떠다닌다. 우리가 가는 방향대로 구름들이 흘러간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삐죽 고개를 내민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햇살이 뜨겁게 내려앉는다.
극기 훈련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든다. 버티는 자만이 살아남는 ...
맨 바닥에 앉아서 휴식더위에 지쳐 잠시 나무 그늘에 앉아 쉬기로 했다. 숨이 차오르고, 지쳐서 맨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벤치 하나 없는 그늘이지만, 나무 아래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
뜨거운 태양을 잠시라도 피할 수 있다면 맨바닥쯤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참 털털한 내 모습.
여행은 또 그렇게 내 모습을 여실히 드러나게 한다.
아들은 자전거 안장 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불편해 보인다.
아이는 그게 편하다고 한다.
녹초가 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들.
그 순간 나는 여기가 내 집 안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행촌 교차로 인증센터를 향해!잠시 휴식을 취한 후 행촌 교차로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
자전거길 양옆으로 크고 작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푸른색으로 뒤덮인 이 길이 청량하다.
입 안으로 푸른 공기가 들어가자, 온몸에 작은 전율이 느껴진다.
이 느낌과 기분이 참 좋다.
푸른 냄새가 나는 바람들이 내 안에서 넘실거린다.
이화령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다!마을 어귀 작은 도로가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행촌 교차로 인증센터.
다른 인증센터에 비해 협소하다. 이 마을과 동떨어진 느낌이라고 할까?
외톨이 같은 느낌이다.
그 옆에 작은 벤치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서둘러 인증도장을 찍고, 드디어 이화령 업힐 구간에 진입!
이 구간도 라이더들간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구불구불한 언덕길에 말문이 막혔다. 시작부터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린 수많은 길을 지나왔다.
그곳을 거치면서 단련된 몸과 마음으로 도전!
이화령 고개를 넘다!5km의 업힐 구간을 자전거를 타고 간다. 기어를 낮추고 천천히 달린다.
여기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정상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린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아들은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굴린다.
업힐 구간에서 속도를 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일이다.
평지를 고속으로 달리는 것 이상으로 괴롭고 어렵다.
점점 아이는 자기 자신을 극복해 나가며 성장한다.
그래서 나는 또 아이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한다.
이화령 가는 길의 쉼터에서중간에 있는 쉼터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목을 축인다.
앞서가던 아들에게 잠시 쉬었다 가자고 졸랐다.
“아들, 대단한데? 엄마는 겨우겨우 올라왔는데? 힘들지 않아?”
헐떡이는 숨을 고르면서 말했다.
“힘들어도 참고 달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아들은 극복하는 순간의 희열을 맛본 것이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신 뒤 아이가 먼저 출발했다.
이화령 정상까지 1.5km!!다시 달리자! 고지가 눈앞에 보인다!
달리는 내내 숨이 차올라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빠르게 뛰는 거친 숨소리가 공중으로 부서졌다. 사방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남편은 나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속도에 맞춰 달렸다.
끝까지 갈 수 있다고 힘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해줬는지 모른다.
참 고맙고, 또 고맙다.
전망대 쉼터에서 전망대 쉼터에서 셀카도 찍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 아들은 쉬지 않고, 정상까지 달렸다.
어머니를 모시고 나들이를 나온 아들이 있었다.
“엄마, 조심해서 내리세요.”
차에서 지팡이를 짚고 내리시는 어머니를 부축하는 아들이 말했다.
“너는 내가 어린애인 줄 아냐?”
어머니는 아들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아 보였다.
“어릴 땐 어머니께서 저에게 그러셨잖아요. 이제 제가 어머니를 어린애처럼 보살필 차례에요.”
아들은 넉살 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야야, 나는 신경 쓰지 말고 장가나 가라.”
어머니는 아들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우리 어머니 잘 보살필 착한 여자 있으면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말 한마디에서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이 묻어난다.
고로 우리는 말 한마디를 가벼이 던지지 말아야 한다.
말 한마디가 내 입을 벗어나기 전에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
벤치에 나란히 앉은 모자에게 살짝 미소를 던지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이화령 도착드디어 이화령 도착!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마시며 열기를 식힌다.
인증도장은 꼭 잊지 말고 찍어야지!
어떻게 올라온 길인데...
저 아래 자전거를 끌고 걸어오는 아저씨가 보인다. 한 발, 한 발 무겁게 내딛는다.
자전거를 타고 나란히 이화령 정상에 진입하는 커플도 있다.
이렇게 이화령을 오가는 사람들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진다.
정상까지 완주한 아들인증사진은 필수! 아들이 자전거를 번쩍 들어 올리고 웃고 있다.
뒤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길을 달려온 아들! 참 멋지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수려한 경관, 돈 주고 살 수도 없다.
그만큼 큰 가치가 돋보이는 그림이다.
자전거를 들고 인증샷!백두대간 이화령!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 감격스럽다.
우리는 또 한 번의 자신을 넘었다.
정상까지 달려온 나의 인증사진~~이화령 업힐 구간을 자전거를 타고 올라왔다. 역시 난 멋진 사람이야!
속으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했다. 멋쩍은 생각에 씩 웃었다.
자전거 타는 가족지금 이 순간을 기록한다.
언제든 서랍에서 양말을 꺼내듯 꺼내 보고 회상하고 싶다.
나는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습관처럼 기록을 남긴다. 기록하지 않으면 귀한 순간들이 서서히 증발해버린다.
이화령에서 복귀하는 중다시 페달을 굴려 복귀하는 중이다. 힘들게 올라갔던 업힐 구간을 바람처럼 빠르게 내려왔다. 정말 쏜살같이 짧은 순간이었다.
그 찰나, 짜릿함이 내 몸을 뚫고 지나갔다.
드디어 평지를 달린다.
네가 가는 길에 대부분의 길이 평지였으면 좋겠다. 아들아.
가끔은 업힐이나 다운힐 구간도 만나지겠지만, 많은 구간들이 평탄하길 바란다.
그렇다고 모든 길이 평지이길 바라지는 않는다.
아주 가끔은 어려운 길을 만나야 더 큰 네가 될 것이다.
고난과 시련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큰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