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부산에서 서울까지 633km!

by 청비

-코로나 이전 이야기입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633km 국토종주를 마치고, 수첩에 인증스티커를 부착했다!

금메달과 인증서는 대략 한 달 뒤에 집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4대강 종주의 시작이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 같은 것이다.

이 먼 거리를 세 식구가 함께 종주하면서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는 말이 이런 때 적용되는 것인가?

마음속 깊이 벅찬 감동이 거세게 출렁이고 있었다.

IMG_20210725_1.png 한강 줄기를 따라서

한강을 따라 라이딩을 하며 한강대교, 올림픽대교, 한남대교. 방화대교. 양화대교, 성수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멀리서나마 롯데타워와 한화 63빌딩도 볼 수 있었다.

시골살이를 하며 서울을 드나드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익히 들어왔던 서울의 대표 건축물들을 처음으로 본 것이다. 참 촌스럽다.

하지만, 나는 그 촌스러움을 좋아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진으로 기록해 두지 못한 것에 대해 미련이 남았다.

여유를 가지고 잠시 멈추었어야 했다.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앞만 보고 달린 순간이었다.

‘서행하면 더 많은 것들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참 아쉽다.

기록하지 않으면 그 순간의 느낌들이 서서히 증발하는 법인데...

IMG_20210725_2.png 아라뱃길 터미널 전망대(23층)

아라뱃길 터미널 전망대(23층)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아찔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되도록 아래를 바라보지 않고, 남편의 옷자락을 꼭 붙들었다.

“바로 아래를 보지 말고, 시선을 저 멀리 둬 봐.”

남편이 말했다.

전망대까지 올라와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내가 안타까웠나 보다.

조금 용기를 내어 아주 멀리 시선을 두었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멀리 고요하게 일렁이는 바다가 보인다.

해경배와 아주 작은 섬도 보이고, 아라뱃길 수문도 보였다.

눈을 딱 감고 한번 용기를 내니 많은 것들이 보인다.


IMG_20210725_3.png 맨 위 사진(아라뱃길 터미널 전망대) 그 외 사진들(633 광장)
IMG_20210725_4.png 633 광장

633 광장!

부산에서 서울까지 633km라고 해서 633 광장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는 633 광장을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면서 한참 머물렀다.

드디어 끝이라는 성취감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물론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그 걱정은 잠시 뒤로 미뤄 두었다.

IMG_20210725_5.png 633 광장에서
1627174365871.jpg 633 광장에서
IMG_20210725_9.png 633 광장에서

국토종주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의미있는 날이다.

우리는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다시 4대강 종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어떤 길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면서도 두렵다.

하지만, 다시 길을 떠나지 않는다면 라이딩에 대한 갈증에 삶이 무료할 것 같다.

IMG_20210725_6.png 아라뱃길 인공폭포 앞에서

아라뱃길 크루즈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도 감상할 수 있었다. 근처 인공폭포의 조명들이 형형색색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자연폭포의 절경에 비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포토존이 되고 있었다.


IMG_20210725_8.png 맨 위 사진(국회의사당) 그 외 사진(한강에서)
IMG_20210725_7.png 맨위 사진 두 장(한강에서) 그 외사진(국회의사당)

뉴스에서만 보던 국회의사당!

나는 이곳이 처음인데, 아이는 학교에서 현장 체험학습으로 가보았다고 했다.

늦은 시간인데, 건물 전체가 환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눈이 부셨다.


한강 유원지에 사람들이 넘쳐났다.

편의점마다 계산하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아르바이트생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체구가 작은 여자아르바이트생이 빈 박스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직 학생으로 보이는데,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참 대견했다.

그 사람의 움직임을 보면 부지런한 사람인지 게으른 사람인지 딱! 감이 온다.

능숙하게 박스를 정리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남편이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사오고, 우리는 한강 유원지에 둘러앉았다.

여유로운 풍경들이 잔디 위에 펼쳐진다.


*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무인 지금은 그 시절 그 풍경들이 그리워진다.

하루 빨리 코로나 19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1627174372177.jpg 인증수첩에 부착한 인증스티커!

국토종주를 마치고 인증수첩에 스티커를 받아서 부착하는 순간!

그 경험을 해본 라이더들은 그 짧은 순간의 느낌을 잊지 못할 것이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감동의 도가니...

아직도 그 느낌이 진하게 새겨져있다.

이전 11화11. 육준서 화가처럼 성장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