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3일이라는 꿀처럼 달짝지근한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계획은 알찼다. 빼곡한 벌집 같은 시간들을 쥐어 짜내 양질의 꿀을 뽑아내고 말 테다!
연휴 1일 차는 가볍게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휴식모드를 취하기로 했다. 대전 한화 이글스 생명 파크에서 펼쳐진 한화:sk 야구 경기를 관람했다.
1회 때부터 한화 수비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주고, sk의 로맥 선수가 홈런을 터트렸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야유가 뒤엉켜 쏟아졌다. 4회 때 한화가 1점을 획득했지만, 1:4로 한화는 패배를 하게 되었다. 9회 말 경기에서 만루 찬스가 되었는데, 오선진 선수가 땅볼을 치는 바람에 한화의 홈그라운드 경기는 아쉬움을 안고 종료되었다. 특별히 어떤 팀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했다. 경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모든 선수들에게 응원하는 기분이었다.
대전 한화이글스 생명파크에서연휴 2일 차에 전라남도 담양댐~ 목포 영산강 하굿둑을 라이딩하기 위해 고고고~~~!!!
담양댐에서 목포 영산강 하굿둑까지 왕복 254km를 달려야 한다.
신랑 지인덕에 간 전라도 맛집전라도가 고향인 신랑 지인분을 만나 유명 맛집에서 한우수육과 나주곰탕을 먹었다.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대개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찾아가면 반 이상은 실망감을 가득 안고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곰탕은 깔끔하고 깊은 맛이 입맛 까다로운 아들까지 사로잡았다. 신랑 지인분은 우리가 함께 자전거 여행을 다닌다는 것에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그것도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중 2인 아들과의 자전거 여행이라니......
그런 우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밥값을 흔쾌히 계산하시고 식당 문을 나가셨다. 너무 감사하고 미안해서 지인 분의 아들 간식거리를 급하게 준비해서 드렸다.
일방통행은 없다.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표현하는 게 사람 사이의 정이고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아이에게 말한다. 인생은 그런 거라고.
느러지 전망대 위에서 찰칵!
느러지 전망대 위에서 인증샷!느러지 전망대 위에서 기념샷을 찰칵하는 저 순간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후들후들 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올라갔다. 이 또한 지나가면 언제 올지 모르는 순간들이기에 용기를 내어본다. 어쩌면 지금 이곳은 다시 못 올 가능성이 더 크다.
전망대의 수려한 전망이 장관이었다. 평지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김판삼 작가의 미술관 정원에서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김판삼 조각가의 개인 미술관 옆으로 자전거 길이 난 덕분에 잠시 작품 감상을 하는 호사를 누렸다. 미술관의 정원에는 일명 '못난이'라는 작품이 익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작품명 못난이는 왠지 친근함으로 다가왔고, 우리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미술관 관계자에게 사진을 찍어도 좋다는 허락하에 사진 몇 장을 기념으로 촬영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을까?' 작품을 보는 내내 호기심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아들, 세상에는 못난이도 있고 잘 난이도 있겠지? 하지만, 못난이도 이렇게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해서 여러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그냥 무슨 말이라도 해서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맞아요. 이 작품들은 못난이라고 하지만, 하나같이 개성 있고 익살스러워서 재미있어요."
아들이 씩 웃으며 못난이 주변을 맴돌았다.
우연히 만난 미술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라이딩 복장으로 입장하는 게 죄송했지만, 미술관 관계자는 흔쾌히 괜찮다고 미소를 지으셨다.
'미술관아, 이런 모습으로 찾아와서 미안해.'
어느 장소를 가든 그곳에 어울리는 기본 옷차림은 하나의 에티켓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에 머무는 동안 이런 생각이 가득했지만, 미술관 관계자는 미안할 정도로 친절하셨다. 그리고 라이딩 복장을 한 여자 두 분을 만났다. 우리는 서로 같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서로 웃으며 쳐다봤다.
김판삼 작가의 미술관 내부에서
우린 미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고 평가할 줄 모르는 문외한이 었지만,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힐링을 하는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못난이였지만 제 각각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렇다. 우리의 삶에도 무수히 많은 못난이들이 존재한다. 못난이라고 일컫는 자체가 무의미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못난이처럼 덜 예쁜 사람들도 각자의 개성으로 잘 살아나가고 있음을 표현한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이 미술관의 주인공은 잘난이가 아니라 못난이다.
김판삼 작가의 미술관 정원에서
작가의 인생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마음 안에 잔잔한 여운을 가득 담고 미술관을 떠났다.
갑작스런 비에 휴식을 취하는 중
목포에 다다르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분명 일기예보에서 비 소식은 없었다. 갑작스러운 비에 잠시 자전거길 옆의 쉼터에 머물렀다. 다. 예기치 않은 비는 우리의 발목을 붙잡지만, 잠시 휴식이라는 기회를 준다. 멀리 보이는 푸른 산자락과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빗소리를 듣는다.
이 순간의 정적은 맑은 종소리처럼 마음의 평화를 가져온다.
목포에 숙소를 잡아놓고, 세 식구가 숙소 주인장에게 빌린 우산 하나를 들고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비 오는 날 먹는 육개장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소주라도 한 잔 하고 싶었지만, 다음 날 가야 할 길이 멀었기에 아쉽지만 생략했다. 술이라는 게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세 잔이 된다.
그래서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을 땐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영산강 줄기를 따라 달리는 중
영산강 줄기를 따라 달려 나가는 우리,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온다.
죽산보 인증센터에서 죽산보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5분 정도의 휴식을 갖기로 했다. 긴 휴식은 때로 사람을 느슨하게 만든다.
4대강 사업때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달리며
이명박 대통령이 4대 강 사업 때 만든 자전거길을 달리고 있다. 당시 농로도 부족한데 자전거길이 웬 말이냐며 반대를 했던 전라도 분들이 많았다. 이 자전거길의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바람처럼 따라붙는다.
숙소에서 내려다 본 풍경
나주대교 전망대에서
담양댐- 담양 대나무 숲- 메콰세타이어 길-송촌보-죽산보-느러지전망대-목포 영산강 하굿둑
총 7개의 인증센터를 거치면서 담양, 나주, 광주, 목포 등 전라도 곳곳을 누빌 수 있었다.
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에 듣던 나주평야를 마주하면서 달리니 감회가 새로웠다.
늘 그러하듯이 낯선 곳은 곧 새로움으로 다가와 무한한 감동과 여운을 안겨준다.
국토종주 인증서와 금메달이 도착!
국토종주 인증서와 금메달이 각각 3개씩 도착했다. 수많은 길과 장소를 다니면서 만난 풍경들과 사람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은 4대 강 종주 중이다. 머지않아 4대 강 종주도 완주를 할 예정이었다.
아이의 중 2 시절 , 순간순간들이 순풍에 돛을 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