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육준서 화가처럼 성장해라!

by 청비

ㅡ 코로나 이전 이야기입니다.ㅡ


이포보 전망대 인증센터에서 광나루 인증센터까지 총 주행거리 128km!

이포보 인증센터에서

이포보 전망대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자전거를 내렸다.

이포보 자전거길을 라이딩하는 모습이 담긴 표지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힘듦을 견뎌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라이더들. 동질감 같은 게 느껴졌다.


늘 우리와 함께 여행을 동반하는 세 대의 자전거.

라이딩이 끝날 때마다 남편이 정비하면서 관리를 해준다. 그 덕에 우리는 무사히 라이딩을 시작하고, 마친다.

기계나 사람이나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그 기능을 오래 발휘할 수 있다.

쓰기만 하고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목격했다.

지인 한 분은 고가의 자전거를 매입해 얼마 지나지 않아, 중고시장에 내다 팔았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속 썩이는 일이 다반사였고, 지인은 그런 일에 자주 화를 냈었다.

“직접 관리하는 게 어려우시면 자전거센터에 관리를 맡기셔도 돼요.”

나는 이렇게 조언을 해드렸지만, 지인은 그마저도 귀찮은 모양이었다.

무엇이든 소유자는 소유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그게 무엇이든 소유하지 마라!

당신이 소유하는 순간 소유물은 그 가치를 잃게 된다.

물건은 쓰는 주인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포보 전망대 인증센터도 있지만, 인증도장은 돌아오는 길에 찍기로 했다.

라이딩을 시작하기도 전에 도장을 찍는다는 것이 왠지 공짜로 얻어가는 것 같아서 꺼림칙했다. 무엇이든 그 대가를 치르고 정당하게 얻어야 한다.

한강줄기를 따라 달리다.

한강 줄기를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 참 좋다.

좋다라는 표현이 참 건조하게 느껴지지만, 생각하지 않아도 툭 하고 내뱉어지는 말이다. 가끔은 즉흥적인 표현이 감정전달이 잘되는 것 같다.

양평군립 미술관 인증센터에서

양평군립 미술관 인증센터~~ 사람들이 꽤 많았다. 미술관 근처라서 그런가?

후기 인상파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같은 대표적인 화가 외에 다른 화가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초등학교 6년 내내 문예부와 미술부를 병행해서 활동했지만, 주로 풍경화와 수채화 등을 그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림을 감상하는 일은 좋아한다.

요즘 tv프로 ‘강철부대’를 통해 만난 육준서 화가를 보고 매료되었다. 미술 비전공자로써 그림에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행복하고 불행한지 명확히 알고 싶은데,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한 인터뷰 기사가 생각난다.

그는 그것을 깨닫는 과정으로 그림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가 그 과정으로 그림을 선택했듯이 나는 글을 선택했고, 지금 이 순간 글을 쓴다.

육준서 화가의 그림을 보면 대개 어둡고 낯선 느낌이 든다. 나는 미술을 제대로 감상하거나 평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의 세계관이나 철학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세계관이나 철학은 향기라서 개인마다 끌리는 향이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향기로 끌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아들아, 육준서 화가처럼 네가 선택한 과정을 통해 너를 발언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

진중하면서도 도전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너만의 향기를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

오늘 하루동안 128km를 달려야 하기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

미술관을 옆에 두고 떠나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밝은 광장 인증센터에서

푹푹 찌는 더위와 사투를 벌이면서 달린다.

스쳐 가는 바람마저 뜨겁다. 히터를 틀어 놓은 것처럼 뜨거운 바람이 나를 쫓는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밝은 광장 인증센터에 도착!

밝은 광장 인증센터에는 휴게음식점과 자전거 이용자 정보센터가 있다.

파라솔 아래 벤치에는 아이스커피를 마시거나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도 아이스커피 두 잔과 토마토 주스 한 잔을 주문했다.

빈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문한 음료 나왔습니다.”

주황색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여자분이 상냥한 목소리로 말한다.

"네~~~ 감사합니다."

그 상냥함에 내 목소리도 덩달아 상냥해진다.

마트, 커피숍, 식당... 어딜 가든지 그곳에는 주문을 받거나 계산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과정에서 아주 가끔은 불친절함에 불쾌함을 느끼기도 한다.

고객을 대하는 말투나 행동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해지기 마련이다.

불쾌함을 느낀 고객은 당연히 좋은 말투로 상대할 리가 없다.

말투는 상대적이다. 아주 가끔 일방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내 말투는 다시 돌아서 나에게 전해진다. 결국 도돌이표 같은 것이다.

상대방에게 말을 건넬 때, 그 말투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하자.

능내역 인증센터에서

밝은 광장 인증센터에서 전력을 다해 달렸다. 가끔은 미칠만큼 힘들 정도로 전력 질주를 하고 싶은 때가 있다.

드디어 능내역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북적이고 쉴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

길거리에 서서 휴식을 취하는 라이더들이 많았다.

천 만원이 넘는 고가의 자전거들도 많이 보인다. 사실 나는 자전거 기종이나 가격은 문외한이다. 남편과 아이는 그런 쪽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에 훤하다.

두 남자는 자전거를 보면 기종이나 가격 외에 상세한 정보까지 대화를 나눈다.

그럴 때 나는 약간의 소외감을 느낀다.

하지만, 부자간에 공통 관심사가 있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다.

경기도 쪽으로 갈수록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확연하게 많다는 게 느껴졌다.

인구수가 많아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명확한 해답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건강을 챙기고 여가를 즐기는 그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이거 와이프한테 백만 원이라고 속이고 샀어. 역시 여자들은 잘 모른다니까. 하하하.”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옆에 있는 친구에게 말한다.

“야! 오백만 원짜리를 백만 원이라고 속였다고? 너무한 거 아니야?”

친구가 남자의 어깨를 툭 치면서 대답했다.

“오백만 원짜리 자전거 산다고 하면 아마 미쳤다고 할 거야. 그리고 잔소리에 바가지에 안 봐도 비디오다!”

남자는 손사래를 치며 자전거를 어루만졌다.

이들의 대화를 듣다 보니, ‘우리 부부는 참 투명하게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취미생활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우리는 경제적 지출에 관해서 자연스럽게 공개한다.

꼼꼼하고 솔직한 성격의 남편은 자전거를 살 때도 한참 인터넷을 뒤적이면서 제품의 가격이나 정보를 보여준다. 구매자들의 리뷰도 꼼꼼하게 읽고 확인한다.

남편은 우리 집에서 구매 담당이다.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 다르다.

나는 서로 신뢰하면서 투명하게 사는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이 썩 마음에 든다.

신바람 나게 달려보자~~~~!!

인적이 드문 지점에 다다르자, 아들이 속도를 올리고 신바람 나게 달린다.

나도 덩달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이의 신바람이 전염되어 내게로 왔다. 속도를 내자, 더 신이 났다.

물론, 허벅지의 통증은 더 심해졌지만,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었다.


광나루 인증센터 부근


양평의 어느 식당에서

양평에서 뒤늦게 끼니를 해결했다. 간판이 인상적이라 들른 곳이다.

불고기를 파는 식당이었는데, 손님은 우리를 포함해 두 테이블이었다. 식사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식당을 들어서기 전에 간판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다.

유난히 끌리는 이름들이 있다. 어느 때는 무릎을 탁! 치면서 어떻게 저런 기발한 이름을 다 지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것도 나만의 병이다. 고치고 싶지 않은...

파불고기를 얹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차오르는 포만감에 오늘 하루가 배부르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부러울 게 없다고 했던가?

이포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노곤하게 잠이 쏟아진다.

창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에 별들이 소복하게 박혀있다. 갑자기 별똥별 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오늘 밤 내 마음에도 별 하나가 떨어진다. 별빛으로 환하게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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