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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이글 Oct 23. 2022

직장에 올인하지 않은 걸 드러내진 마라

직장에 올인한 척 '연기'라도 해라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본인 자신이다. 직장이 최우선이 아니다. 내 건강이 나빠지면 일이고 뭐고 다 쓸모 없어지는 거 아닌가. 내 가정이 불화가 생기면 직장에서 아무리 잘 나가도 보람을 느끼기 힘들지 않을까. 일단 개인의 건강과 사생활이 직장 일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더 중요하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걸 드러내는 건 다른 문제이다. 내 컨디션이 우선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눈을 붙이느라" 30분 지각을 하겠다고 통보하는 건 아니 될 말씀이다. 우리 모두 사회적 가면을 쓰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일을 함에 있어서는 개인 사생활보다는 업무를 중시하고 있다는 가면이다. 그런데 그런 가면조차 쓰지 않으면? 그저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이 목적의식이나 공동체 의식 없이 월급만 받아가는 게 아닐까.


일전에 알던 사람은, 사회초년생 때 자기의 팽팽 돌아가는 잘난 머리를 고작 회사일에 쓰기 아깝다는 이유로 평일이고 주말이고 할 것 없이 술자리와 클럽을 전전하면서 본인의 체력과 지력을 유흥을 즐기는데 다 쓰고 회사에서는 멍청한 상태로 있는다고 한 사람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 논리에 동의하지 않지만 지인에게만 그런 자신의 '전략'을 얘기하고 직장동료에게는 티를 내지 않았다면 그나마 낫지 않나 싶다.


근데 요즘에는 '나'의 중요성을 업무 중에도 계속 어필해서 같이 일하는데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개인적인 사정을 어필하고 지각이나 조퇴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도 또 개인적인 얘기를 먼저 묻는 것은 굉장히 꺼려한다. 누구나 알고 있다. 당신이 직장에 올인하지 않은 것을. 근데 굳이 그걸 동료들에게 드러내야 할까? 대답은 아니오다. 당신에게 하등 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는다. 직장에서는 직장에 올인한 척 '연기'라도 해라. 너무 노골적으로 나의 우선순위는 직장이 아니라고 드러내는 순간, 일은 최대한 안 하려고 하면서 월급만 타가려고 하는 잉여인력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으며, 당신의 고과는 최하점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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