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하면서도 나이스하게

by 권서희

드라이하면서도 나이스하게

강의장에서 종종 ‘천사’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날은 강사의 모든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강의에 필요한 교보재를 정리해주고 심지어 강의장에 쓰레기까지 치워주는 교육생을 만난 적이 있다. 사실, 교보재를 정리해주고 강의장 환경을 준비해주는 직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교육생은 교육에 참여만 하면 된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다름 사람이 흘린 쓰레기까지 본인의 손으로 직접 정리하는 그 분의 마음이 궁금했다. ‘착한 사람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주변에 도움을 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천사들이다. 천사의 주변은 늘 빛이 나고 따뜻하다. 그렇지만 정작 그 천사의 마음에 그늘이 있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 맞춰주는 것, 자신이 불편해도 참고 양보하는 것,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에는 에너지가 든다. 착한 사람은 쉽게 지친다. 착하다는 것은 주변을 향해 레이더를 켜야 할 수 있는 행동들이다. 상대방이 무엇이 필요한지 불편한지 알아야 배려를 해 줄 수 있다. 레이더를 자신 내부보다 외부에 돌리고 있어야 가능한 행동들이다. 정작 자신의 마음 상태를 돌볼 레이더가 꺼져 있다가 어느 순간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지치게 된다. 늘 주변을 밝히는 천사들이 지쳐있는 순간에 평소보다 덜 착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다. 그럴때 주변사람들은 놀랍게도 “변했어.” 라고 말한다. 10번 못 하다가 1번 잘 하는 사람이, 10번 잘 하다가 1번 못 하는 사람에 비해 훨씬 평가가 좋은 억울한 경우가 있다.


waffles-7007465_1280.jpg 이미지 : 픽사베이

사회생활은 적당히 ‘드라이하면서도 나이스’하게 하면 된다. 자신의 모든 감정 에너지를 소진하면서까지 지나치게 착할 필요 없다. 인정에 대한 욕구가 큰 경우 ‘착한 사람 컴플렉스’를 갖게 된다. 주변 사람의 인정이 아닌 다른 종류의 인정을 찾아보자. 인정 받지 못 해도 나 존재 그 자체로 나는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칭찬해 줄 때만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드라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무례하거나 이기적인 태도는 좋지 않다. 적당한 나이스함도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양으로 베풀면 된다. 너무 과하게 베풀고 과하게 상처받고 금방 지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주변에 너무 차갑지도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미지근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주변에 과하게 베풀고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는 순간에만 긍정적인 감정이 들고, 인정 받지 못 하면 부정적인 감정에 금새 빠진다면 감정의 파도속에서 괴로워 진다. 적당히 미지근한 사람, 적당히 드라이한데 그래도 나이스한 사람이 되어 보자. 이런 태도가 나의 감정의 롤로코스터를 줄이고 잔잔하고 평온한 감정을 유지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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