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가 좋은 팀이 실수를 더 많이 한다.

by 권서희

팀워크가 좋은 팀이 실수를 더 많이 한다.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조별 워크숍을 하게 되는데 조 마다 분위기가 참 다르다. 같은 회사 직원이고 같은 강사에게 같은 강의를 듣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개인의 성향 문제일까? 아니면 모여있는 개인들이 만들어낸 그 조의 어떤 특성 때문일까?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어떤 회사는 서로 미워하고 비난하는 조직문화가 있고 또 어떤 회사는 서로 돕는 조직문화가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 또 그 안에서 개인들은 어떤 감정을 주고 받을지 궁금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 회사의 전사 팀단위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 했을 때의 일이다. 1년 간 진행되는 전사 교육으로 100팀이 넘는 팀을 만나다보니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양한 환경에서 강의를 하다보니, 강사들은 첫 인사를 하는 순간 ‘오늘 이 분들과 잘 맞겠다.’ 또는 ‘오늘 말리겠다.’ 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사실, 교육 전에 팀 조직문화를 미리 진단하고 강사는 그 진단 결과를 미리 읽고 팀의 특성을 파악하고 교육에 들어 간다. 그러다보니 만나기 전에 미리 그 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선입견을 갖게 된다. 한 번은 진단 결과가 현저히 좋지 않은 팀을 만나게 됐고 교육에 앞서 걱정이 앞섰다. 막상 그 팀을 만나니 너무 좋은 리더와 팀원들이었고, 팀원들간의 정서적 신뢰도도 상당히 높은 팀이었다. 나의 걱정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우였다. 하나의 측면만 보고, 속단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또 데이터로 측정되지 않는 마음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지표와 그 안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의 영역은 다를 수 있다.


people-2569234_1280.jpg 이미지 : 픽사베이

조직안에서 사람들의 감정은 어떻게 나타날까? 유난히 갈등이 없는 조직들이 있다. 갈등이 없으니 평화롭고 모두 좋은 감정을 주고 받는 듯 보인다. 그런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그런 팀에 속한 사람들은 모두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의 저자 하버드대의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팀워크가 좋은 팀이 오히려 실수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다. 팀워크가 좋은 팀은 실수를 적게 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이다. 그러나 실제로 한 병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팀워크가 좋으면 좋을수록 실수가 많았다.


알고보니, 실수가 적은 팀들은 실제로 실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손상회피로 인해 실수를 했어도 서로 드러내지 않고 덮어버리는 것이었다. 실수한 것을 팀원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 하는 것이다. 실수를 드러내는 순간, 팀원들이 물고 늘어져 자신을 비난하고 공격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수와 갈등이 없는 팀은 안에서 곯아 썩고 있다가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런 팀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개인들의 마음 속에는 말하지 못 한 불만과 고충 등 부정적인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요즘, 소리없는 퇴사의 많은 경우가 이처럼 드러내지 못 하고 삼켰던 감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팀워크가 탄탄하기로 소문난 구글에서는 실패한 팀에게 성과금을 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실패나 실수를 기꺼이 드러내고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 심리적안정감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다.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조직이 그 안의 개인에게도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훨씬 더 긍정적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심리적안정감이 높은 팀은 실수나 취약점을 드러내도 서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서로를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개인들은 업무 상황에서의 감정 조절 난이도가 더 쉽고, 긍정적인 감정을 자주 느끼게 된다. 팀워크가 나의 감정과 마음이랑 무슨 상관인가? 라고 생각한다면 내 삶의 반쪽만 관심 갖겠다는 의미가 된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의 나의 감정을 외면한 채 내 삶의 감정관리를 잘 할 수는 없다. 나의 감정을 잘 관리하고 싶다면, 내가 속한 직장이나 단체 속에서의 ‘집단 감정’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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