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집에 가고 싶어
‘나 지금 집에 가고 싶어.’ 직장인들이 마음 속으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강의를 하다 보면 팀 활동을 위해 팀명을 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장 흔한 팀 이름이 ‘집에 보내조’, ‘퇴근하시조’이다. 강사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바로 일찍 끝내주는 것, 빠른 종료는 가장 만족스러운 강의가 된다. 그럴때 나는 종종 “여러분, 저도요. 집에 꿀단지 놓고 왔는데 빨리 가고 싶네요. 그래도 우리 힘내요!”라고 말한다. 교육생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강의가 아무리 재미있고 의미있어도 집에서 쉬는 것보다 좋기는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교육뿐만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를 하면서도 말로 하지 못 할 뿐, 마음 속으로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번 할 것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힘들고 쉬고 싶다는 의미이다.
내가 사회 초년생 일때 직장에서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낸 날은 ‘너무 힘든데 어떻게 이것을 30년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신기하게도 하다보니 어느덧 그 30년의 반을 넘게 했다. 상처나고 아물고 상처나고 아물다보니 이제 웬만한건 아무렇지도 않게 견디게 되는 내공이 저절로 쌓이게 되었다. 무슨 일이든, 하다보면 시간이 저절로 단단해지게 만들어줄 것이니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꼭 직장생활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다. 아직 갈 길이 멀었는데, 이 기나긴 여정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막막한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말이다. 하루에도 해당되고 삶 전체에도 해당된다. 오늘 하루 막막한데 이 많은 일을 어떻게 하지? 하는 경우도 언젠가 그 하루가 끝날 것이고 하다보면 일을 마치게 되어있다. 또는 시험 합격이라는 여정을 어떻게 다 완주하지? 내 집 마련은 어떻게 하지? 치료는 어떻게 하지? 취업은 어떻게 하지? 육아는 어떻게 하지? 하는 삶의 장기전의 경우에도 어느덧 완주하는 순간이 온다. 내가 잘 하든 못 하든 어떻게든 끝은 난다.
너무 먼 큰 산 같은 일들도 마침내 반드시 만만한 뒷산이 되는 날이 오리라. 당장 내 눈앞에 멀게 느껴지는 태산같은 일들이 어느 순간 내가 그 옆에 편히 서는 날이 올 것이다. 정복하진 못 해도 적어도 옆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니, 불안할 필요도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