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전염, 행복의 전염

by 권서희

분노의 전염, 행복의 전염

강의장에 들어가기 전, 내가 하는 루틴 중에 하나는 바로 감정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강의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좋은 생각을 최대한 떠올리려고 한다. 물론, 피곤하고 쉽지 않다. 일하러 가면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좋은 감정을 유지해보려 노력한다. 그 이유는 사람의 감정이 전이되기 때문이다. 강의장에 오는 교육생들이 웃으며 강의장으로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발적이라기 보다는 교육도 출근의 연속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교육생들에게 감정적 위로를 건네려면 우선, 강사가 좋은 감정 상태여야 한다. 강사가 어두우면 강의장 전체가 어두워진다. 강사가 밝으면 교육생들도 밝아진다.


비만이 전염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있다. 내가 정상 체중이어도, 내 친구가 비만이면 향후 몇년 뒤 내가 비만이 될 확률이 약45% 증가한다. 그리고 내 친구의 친구가 비만이면 내가 앞으로 비만이 될 확률이 약 25% 증가한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이면, 내가 비만이될 확률이 약10% 증가한다. 사실, 친구의 친구의 친구면 나와는 무관한 남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회적 연결망 안에서 서로 영향력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이다. 비만은 하나의 예시일뿐 감정과 습관, 행복과 불행 등 서로 주고 받는 영향력은 다양하다. 사회학자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는 이러한 사회적 연결망 속에서의 영향력을 연구를 통해서 밝혀냈다. 는 그의 저서에서 이 3단계 영향의 법칙을 설명한다.


이미지:픽사베이

불행해지기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불행한 사람 옆에서 24시간 먹고 자며 붙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내가 아무리 굳건한 의지로 내 감정을 긍정상태로 관리하고자 하여도 시커먼 불행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 옆에선 웃을 수 없다. 내 주변에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찬 사람들을 모두 피하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나를 중심으로 행복한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는 방법이 훨씬 더 현명하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도 영향을 주는데, 매일 얼굴을 보는 가까운 가족에게는 내가 주는 영향력의 크기가 얼마나 클까? 식당이나 마트에서 가족끼리 함께 나오는 경우를 보면, 보통 가족들 표정이 비슷하다. 보통 밝은 표정의 부모가 웃고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사회적 연결망 안에서도 가족이나 연인, 아주 가까운 친구 등 Strong Link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에서는 서로 더 강력한 영향력을 주고 받게 된다.


부모님을 웃게 해드리는 방법은 바로 내가 웃는 것이다. 나의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는 방법은 바로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의 소중한 친구를 웃게 해주는 강력한 방법도 바로 내가 웃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나를 중심으로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는 방법이 좋다. 우리는 가족과 소중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무언가를 사주고, 어딘가를 데려가고 여러가지 노력들을 한다. 그런데 더 쉬운 길을 가보자고 말하고 싶다.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주려 애쓰기 전에 먼저 내가 좋은 감정을 느껴보자. 내가 먼저 웃고, 그 웃음 바이러스를 가족에게 퍼뜨리는 것이다. 나도 좋고 가족도 좋아지는 길이다. 이렇게 모두가 좋아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굳이 먼 길을 돌아갈 필요 없다. 효도의 첫 단계는 내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녀 교육의 첫째는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 좋은 친구가 되는 지름길은 나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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