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3개월, 6개월, 9개월 단위로 아프다
직장인 감정의 그림자, 369 증후군
직장 생활은 다양한 감정의 연속이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부터 시작해서, 퇴근 후 침대에 누울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감정을 경험한다. 어떤 날은 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날도 있지만, 때로는 좌절과 분노,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함에 사로잡히는 날도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의 감정 관리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감정이 팀 분위기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조직의 성과까지 결정짓는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직장생활을 버텨내기 위해서 감정관리는 필수이다. 이것은 우리의 ‘행복한 삶’을 결정 짓는데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한 개인에게도, 조직 전체에게도 감정관리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핵심이 된다. 그렇기에 직장인들은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369증후군’이란 한국 직장인들이 입사 3년차, 6년차, 9년차에 겪는 직업적 심리적 위기를 말한다. 직장 생활3년차가 되면, 초반의 열정이 흐려지고 일상이 루틴화되며 권태를 느끼는 시기이다. 이때 마음이 붕 떠서 갈피를 잡지 못 하고 방황하는 3년차 직장들이 많다. 이때 이직을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직장 생활 6년차가 되면, 적어도 한 번은 승진을 했을 것이다. 전문성과 책임감이 요구되지만, 경력 정체와 주변 동료와의 비교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시기이다. 직장 생활 9년차가 되면, 업계 내에서 본인의 위치를 점검하며 현재 직장에서의 미래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드는 시기이다. 여태까지 열심히 해 온 것들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앞으로도 그 분야에서 계속해서 잘 해 나갈 수 있을지 생각이 복잡해지는 시기이다. 이처럼, 주로 특정 시점에서 경력이 정체되거나 업무와 삶의 균형이 깨지며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느끼는 불안감, 좌절감, 번아웃과 관련이 깊다. 각 시기별로 직장인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하며 속앓이를 하며 마음 한 켠에 그림자를 쌓아두고 직장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림 : AI CANVA https://www.canva.com
직장인의 369증후군은 이렇게 느껴진다. 먼저 직장 생활 3년차 김주임의 사례를 보면, 김주임의 입사 초기의 열정이 사라진지 오래다. 매일 반복되는 보고서 작성과 같은 단순 업무는 더 이상 그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이 회사에서 10년 뒤에 내가 뭘 하고 있을까?” 그는 가끔 퇴사를 고민하지만, 특별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아 막막한 마음으로 출근을 이어가고 있다. 마음은 붕 떠 있는 채로, 자신의 일에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 하는 채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사무실에 그냥 앉아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마지못해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자리이지만 그 자리를 지키며 하루하루를 괴롭게 보내고 있다. 퇴근 시간만 기다리고 주말엔 지쳐서 하루 종일 집에 누워있거나, 또는 여기저기 의미 없이 돌아다니며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애를 쓴다. 김주임은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주말만이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이다. 그러나 주말은 너무 짧다. 자기계발을 해보려고 운동도 시작해보고, 책도 읽고 재테크 관련 유튜브도 보면서 여러가지로 노력해보지만, 그때 뿐이다. 출근해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집에 돌아오면 지치고 무기력할 뿐이다. 이직을 고민하기도 하지만 경기도 어렵고 ‘취준’을 다시 할 생각을 하니 두렵기만 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인생을 살아야 하나 회의감도 들고 불안하지만 뾰족한 묘수가 없어 그냥 또 하루하루를 보낸다.
6년차 박대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대리의 동기중에는 벌써 과장에 승진한 동료가 있다. 남들은 다들 직장에서도 승진도 잘 하고 업무 성과도 잘 내고 인정받으며,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여 진다. 대학 동창의 SNS를 보니, 좋은 직장에서 승진도 하고 벌써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만 뒤쳐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 몰려온다. 박대리에게는 직장 후배가 생겼다. 후배에게 모범이 되는 선배이고 싶지만, 가끔 본인도 잘 모르는 내용을 물어보는 후배 때문에 진땀을 빼기도 하고, 박대리가 신입사원일때는 갖지 않았던 태도를 보여 당혹스러운 경우도 있다. 후배에게 업무 코칭을 하는 것도 후배와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도 박대리에게는 어렵다. 위에서 상사에게 업무 실적 압박을 받고, 밑에서는 후배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간에 끼어 있는 계층이다 보니 더 고충이 크다고 느껴진다. 박대리는 그래도 지난 6년이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며, 나름 능력과 경험이 쌓여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커졌다. “나는 이만큼 열심히 일하는데, 왜 승진은 저 사람이야?” 동료가 승진하는 모습을 보며 박대리는 자신이 회사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6년차 박대리 역시 이직을 고민한다. 어느 정도 경력도 쌓았고 지금이 이직의 타이밍이라 생각해서 타이밍을 노려보지만, 회사 일과 병행하다 보니 쉽지만은 않다. “여기서 능력을 인정받아서 더 올라갈까?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나?” 마음 속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직장 생활도 인생도 잘 설계해 나아가고 싶은데, 체력도 에너지도 시간도 금전적인 것도 어느 하나 충분하지 않아 현실의 제약에 갇히고 마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박대리는 지치고 번아웃에 빠지고 만다.
9년차 이팀장은 9년 넘게 한 직장에서 성실히 근무하여 차장으로 승진했고, 최근에 팀장 직책까지 달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위로 올라갈 자리가 없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 회사에서 더 이상 내가 배울 것이 있을까? 이 나이에 임원이 되지 못 하면 회사를 곧 나가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자신이 더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갇혀 있다는 생각에 현재의 경력을 점검하고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고 있다. 배운 것 이라고는 지금 하는 업무가 전부인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두렵다. 지금 하는 분야에서 더 올라가려면 아니, 올라가지 않더라도 버티려면 남들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휩쌓여 하루하루가 초조하다. “정년까지 다닐 수 있을까?” 라는 걱정과 한 편으로는 지긋지긋한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양가 감정이 공존한다. 이팀장 역시 지친다. 그러나, 지친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 이팀장이 직면한 현실이다.
그림 : AI CANVA https://www.canva.com
369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는 경력 정체감, 과도한 업무 및 대인관계 스트레스, 일과 삶의 불균형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경력 정체감은 3년차의 경우 초반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며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이를 야기한다. 6년차의 경우는 승진 및 평가에서의 좌절로 자기효능감이 감소하며 이를 느낀다. 9년차는 경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으로 성취감이 저하되는 경우이다. 둘째, 과도한 업무 및 대인관계 스트레스인데 직장 내 경쟁과 높은 성과 압박이 직장인들이 자신감을 잃고 스트레스를 느끼게 만든다. 특히 MZ세대는 효율성과 개인 시간을 중요시하지만, 이를 보장받지 못 할 때 번아웃을 경험하게 된다. 선. 후배 동료 및 고객 등의 주변 대인관계 또는 가족이나 기타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 또한 369증후군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일과 삶의 불균형이다. 입사 초기에는 업무 우선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워라벨(Work-life Balance)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들은 이 균형을 맞추지 못 해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고 그로 인해 369증후군에 빠지게 되는 경우이다.
369증후군은 주로 성장이 멈췄다고 느낄 때 발생하기 쉽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스스로 성장의 동력을 찾는 방법이 좋다. 업무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외부 강의를 듣는 등 자기 계발에 힘써 볼 수도 있다. 또는 목표 재설정을 통해 현재 업무의 장기적 목표를 재점검하고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정하는 것도 좋다. 둘째,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369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중요하다. 일기나 메모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들여다보거나 멘토나 동료 전문가와 상담을 하며 감정을 해소할 수도 있다. 셋째, 잡크레프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직장 내에서 역할 전환이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를 제안해 보는 것이다. 특히 6년차, 9년차 직장인들에게는 경력 개발과 관련된 지원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무엇보다 워라벨 회복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업무 외적으로 자신을 만족시키는 취미나 관계에 집중해 보거나 ‘소확행’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69증후군은 과연 어두운 그림자이기만 할까? 내 안의 어두운 그림자가 주는 또 다른 기회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일단, 지금 이대로 살면 안되고 지쳤다는 것, 그래서 전환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깨닫게 해준다. 369증후군은 힘든 시기를 겪는 직장인들에게 좌절의 순간처럼 보이지만, 이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의 기회를 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요즘 직장인들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솔직히 마주하는 것이다. 그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진정한 감정 관리와 성장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369증후군은 한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도전이다. 이러한 도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