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집중하기 보다 전환하라>

인생이란 폭풍우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춤을 추는 것

by 권서희

“인생이란 폭풍우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춤을 추는 것이다.”


우리는 살다 보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 어찌할 수 없으니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고 하지만, 그런 일 중에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일들이 꽤 많다. 그 고통스러운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연 웃을 수 없을까? 고통스러운 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있지만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고통이 계속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그래서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폭풍을 피할 수 없지만 폭풍 속에서도 춤을 출 수는 있는 것이다.


내가 사내강사로 직장생활을 했을 때의 일이다. 늘 폭풍속에서 춤을 추는 동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팀장님께서는 특별히 신뢰하는 직원이 있었고 업무 분장이나 업무 평가에 있어서 주관적 관점이 꽤 크게 반영되었다. 이런 일들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팀원들의 직장생활은 폭풍우의 연속이었다.


5780962.jpg 이미지 출처 : FREEPIK

출근해서는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이 된 듯 하였다. 퇴근하고 나서야 비로서 웃을 수 있는 폭풍우가 계속되는 나날들이었다. 종종 분노하는 동료가 있었고, 툭하면 이직을 고민하는 동료도 있었다. 모든 상황에서 열정과 의지를 잃은 자포자기를 선택한 동료도 있었다. 이 폭풍우 속에서 저마다 다양한 방식의 우산을 쓰고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어떤 우산을 써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던 때에, 내 옆에 그 폭풍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동료가 눈에 띄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우산을 펼치기 바쁜 이때에, 왜 춤을 추고 있을까? 그 동료의 마음 속이 궁금했다.


나는 은밀하게 그 동료와 대화를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대리님, 안 힘들어요? 어떻게 맨날 웃고 있어요?” 동료의 대답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저는 퇴근하고 매일 볼링 치러 가요.” 그 동료가 볼링 동호회 활동을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게 이 일과 무슨 상관인가?


“매일 볼링치면 힘들어도 웃는 사람이 되는 건가요?” 동료는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은 지 “매일 행복하니까요.” 라고 웃으며 답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동료의 말이 맞다. 무릎을 탁 치며 유레카!를 외치고 싶었다.

볼링을 친다고 해서, 즉 자신이 좋아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문제의 근원인 팀장님이 바뀌지는 않는다. 내 마음의 고통인 문제의 근원은 그대로 있다. 정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면, 그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문제를 제거하려고 애를 쓴다.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사라져야 나는 행복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들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인 것이다. 내가 팀장님을 뜯어 고칠 수도 없고, 회사를 뜯어 고칠 수 도 없다. 고통에 집중하고 파고 들어서 고통을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고통의 수렁에 깊게 빠지게 된다.


고통을 내버려 두자. 대신, 다른 좋은 것을 많이 주입시켜 주면 된다. 고통은 없어지지 않았지만, 희석되고 다른 좋은 것들로 덮어질 수는 있다. 나의 동료가 직장에서의 어려움에 집중해서 우산을 고르는데 에너지를 쏟는 대신, 폭풍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볼링’이라는 춤을 선택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거기에 집중하기 보다 내버려 두자.


그림1.jpg 이미지 출처 : AI CANVA

비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나의 마음이 투명한 유리컵이라고 생각해보자. 평상시에는 깨끗한 물이 가득 차 있었지만, 어느 날 고객이 와서 돌을 던지기도 하고, 상사가 와서 흙을 끼얹기도 해서 흙탕물로 가득 찬 오염된 물이 된 것이다. 평정심의 감정을 깨끗한 물, 부정적인 감정을 흙탕물로 비유해서 생각해보자. 그 흙탕물을 우리는 깨끗하게 정화하고 싶다. 부정적인 감정을 평화로운 감정으로 되돌리고 싶다. 흙탕물을 없애기 위해 정화장치를 설치하고, 약품을 붓고 흙을 한 알 한 알 채로 걸러 낼 수도 있다. 이것이 문제의 근원을 없애는 방법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비용이 들며, 한 알 한 알 흙을 완전히 걸러내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 방법은 어떠한가? 흙탕물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그대로 두고, 대신 거기에 깨끗한 다른 물을 양동이에 가득 따라와서 내 마음 유리컵에 계속 붓는 것이다. 다른 깨끗한 물을 흙탕물 유리컵에 계속 붓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 흘러 넘치고 흙탕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희석된다.


희석되어 흙탕물은 옅어지고 완전히 깨끗한 물이 되진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맑게 변한다. 문제의 근원인 흙을 한 알 한 알 걸러내지 않고 그냥 두었지만, 다른 깨끗한 물이 와서 희석시키게 된 것이다. 나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해보자. 근원을 해결할 수 없다면, 통제 밖의 문제라면 그냥 그 흙탕물을 내버려두자. 그리고 대신 깨끗한 물을 가져와서 계속 부어주자. 우리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 이 깨끗한 물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주사 바늘에 찔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주사바늘에 집중해서 “너무 깊숙하다. 바늘 따갑다. 아프다. 왜 하필 나지? 내가 왜 이 주사바늘에 찔려야 하지? 주사 바늘의 원인은 무엇이고, 주사바늘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지?”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주사 바늘이라면 바늘을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창문을 열어 맑은 하늘도 보고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자. 그러다 보면 춤도 추고 웃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계속 주사 바늘에 찔리겠지만, 그럼에도 웃을 수 있고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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