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붙임의 온기
도시라면 아파트 빌딩 안에 있어 보기 힘들 강아지들을 시골에선 산책할 때도, 호박잎을 따러 갈 때도, 화단에 물을 줄 때도 자주 만나게 된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친구들이 이 집 저 집 많아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불러 함께 놀 수 있는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지만 강아지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할머니는 이런 환경이 마냥 편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할머니 댁에 와서 일주일 정도 지나, 작은 강아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왜인지 따스했던 9월의 어느 날 만나 이름을 ‘구월이’라 지었다.
멋진 눈을 가진 아기지만, 당시 이모 댁에 계셨던 할머니께 어떻게 소개해드려야 할지 고민되었다. 마땅해하지 않으시면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염려했다.
할머니를 이모 댁에서 모시고 오는 길에 미리 이실직고 말씀드렸다.
“으이구, 돈도 많다!”
강아지를 사 왔다고 생각하신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혹시 구월이가 할머니를 향해 달려올까, 실수로 발톱으로 할퀴기라도 할까, 먼저 내려 대문 앞에 있는 구월이 옆에 섰다. 덕분에 할머니의 표정을 정면으로 볼 기회가 주어졌는데 할머니 얼굴에 미소가 띄워져 있었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으이구 으이구”
미소지은 얼굴로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나를 포함한 가족 모두가 놀라면서도 안도하며 강아지를 만나게 해드렸다.
“할머니, 강아지 예쁘지?”
“몰라.”
“할머니도 예전에 강아지 키웠잖아.”
“응…”
할머니의 시선이 계속 강아지를 향해 있었다.
“여기저기 얼룩이 있으니 바둑이라고 부르자.”
“그러자, 할머니!”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일인 것 같다. 애정이 담겨있고 사랑이 묻어있다. 그래서 할머니의 작명은 그 행위만으로도 따스하다. 할머니가 내 이름을 불러 주실 때 온기가 느껴지는 것도 그 애정과 사랑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