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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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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수 Sep 25. 2023

교사일기

9. 아이를 교육할 수 있기를, 우리는 협력자 이기를.

7월부터 이어져온 나의 교직생활 권태기가 마무리될 무렵 우리 반에 학교 폭력 사안이 생겼다.

학교 폭력 사안은 여전히 인간의 본능을 드러내는 지지부지한 자존심 싸움이 되거나 권력 싸움이 된다. 자동차 사고가 일방 100%의 책임이 흔하지

않듯 학교폭력의 사안도 그렇다. 그럼에도 상대방의 잘못을 100%로 몰아가 그만한 보상을 받아야만 끝나는 싸움이 시작되는 일이 종종 있다. 그 보상은 상대방 학생, 학부모에게 또는 학교, 교사에게로 향한다. 시작은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에게 일어났으나 전개는 어른의 세계에서 진행되어 교육적 의미는 유명무실해지기가 부지기수다.


이제는 이 지리멸렬한 싸움에서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이유 없는 공격이나 화풀이에 함몰되지 않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 과정에 교육이 없다는 점이다. 싸움이 일어난 아이들에게 보여줄 지혜로운 싸움과 성숙한 화해와 타협의 본보기가 없다. 교사가 중재하여 성숙한 화해와 타협을 이루려면 교사 인생 어느 길목의 평탄함과 위기를 맞바꿔야 가능해진다.


교육기관이 교육하는 곳으로 살아남기를, 우리가 한 아이를 키우는 협력자로서 공존하기를, 그래서 미성숙한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오늘도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꾸러기들을 떠올리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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