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4(라온 만 2세, 리라 9개월)
나는 발달이 더딘 철부지 막내로 자랐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진 못했어도 어리광이 제일 많았다. 그 연장선인가 요즘, 엄마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두 아이를 돌보니 한 명이라도 누군가 봐주었으면, 이럴 때 양가가 가까웠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어디든 은근슬쩍 둘을 데리고 가서 하루 한 끼를 비비다가 오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며, 남편 외에 아무에게도 아이를 맡겨본 적이 없다. 내 성격 탓도 있겠지만 굳이 맡아 준다는 사람도 없었다.
친정엄마가 힘든 육아를 분담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것도 아닌데, 엄마가 좀 더 내 육아를 도왔으면 좋겠다 싶다.
리라를 보며 나는 나이가 들어서 어떤 친정엄마가 될까 생각해 본다. 이 여린 우리 딸 리라가 그 고통을 겪고 아이를 낳는다면 난 어떤 마음일까. 외로운 긴 레이스인 육아의 시작점에 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요 꼬맹이가 커서 엄마가 될 날이 올까 ㅎㅎ
딸을 키우니 아들을 볼 때와 마음이 사뭇 다르다. 사랑스럽고 귀함이야 다를 바 없지만 엄마를 찾고 엄마 주변을 맴도는 딸의 모습을 볼 때 좀 더 책임감이 느껴진다. 연약한 존재라는 느낌.
리라가 어떤 모습으로 어른이 되어 살아갈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친정 엄마 모습이 툭하고 나오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 한번 더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야지.
그리고 나는 좀 더 강한 엄마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