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지요.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때가 있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번 맺은 인연을 평생 이어가면 좋으련만 어디 삶이란 게 그리 안정적이기만 할까요. 삶의 무수히 많은 변화에서 온전히 인연으로 남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 와서 마주하게 된 인연과 물리적인 거리의 변화로 시절인연을 만들기도 하지만,
세월의 무게로 순수성을 잃고 다른 가치관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도 시절인연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제 이 인연과는 멀어질 때가 되었구나를 직감하게 되었을 때, 친밀함은 한없이 낯설게 느껴지고 한걸음 더 뒤로 물러나게 되지요. 내가 10년을 봐왔던 그 사람이 변한 건지, 그 십 년 동안 내가 변한 건지 알기
어렵지만 멀어져야 할 때는 그리도 뚜렷하게 다가옵니다.
후회스럽고, 서글프고, 묶였던 매듭이 풀린 양 시원하기도 합니다.
그냥 그런 때가 된 것뿐인데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