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학기 말은 악 소리 나게 바쁘다. 안정적으로 흘러가던 수업흐름의 종결을 알리며 성적 마감과 학기 종료를 위한 각종 확인 과정이 복잡하고도 예민하다. 이 와중에 엄마의 이웃사촌 총무 아줌마에게 문자가 도착했다. 엄마는 수년 전 아파트 부녀회 감사 역할을 맡았고 그때의 인연으로 10년 넘게 이어져온 사이다. 가족보다 더 자주 왕래하는 엄마의 찐친.
직감적으로 어떤 말을 하시려는지 안다. 엄마는 아팠고 병원 검사와 치료관리가 필요하다. 함께 사는 아빠는 엄마의 병을 관리하는 방법이 무심하고 고집스럽다. 자주 왕래하는 이웃사촌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겠지, 게다가 총무아줌마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시다.
“조심스럽게 말하는 건데요. 엄마가 여러 증상이 파킨슨 병으로 의심돼요. 나는 99% 정도 확신해요. 병원 가서 뇌검사를 받아서 약을 먹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파킨슨 병, 원인 모를 이유로 도파민 호르몬의 소실로 운동기능이 점차 둔화되는 질병. 흔하게 치매로 이어지고 1000명에 1명 비율로 노인에게 나타나는 질병.
역설적이다. 도파민 중독은 유행어로 자극적인 것만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 도파민의
소실이라니.
서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님에도 엄마의
도파민에 대해 생각한다. 그간 즐겁고 자극적인 일이 적었던 엄마의 인생에 눈물 한 방울 보태본다.
그리고,
왜 이런 이야기를 이웃사촌에게 들어야 하는가.
밤새 잠 못 자는 것
가스레인지 켜놓은 것을 깜박해 불날뻔한 것도
왜, 엄마는 내게 이야기하지 않는 걸까.
고집스럽게도 자식에게 짐이 되는 것이 죽기보다도 싫은 우리 엄마가 내 머릿속을 친다.
고집스럽게도 나 또한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알겠다. 죽기보다 싫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