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리조트의 조식 풍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 아빠, 엄마, 아이 이렇게 3인 또는 4인 가족이 있는 모든 테이블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태블릿,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3040 부모들을 만나 보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그런데 그런 부모들이 밥 먹는 자리에서 가장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하는 유튜브를 보여 주고 있었던 것이다. 역설이다. 유튜브 외엔 아이를 진정시킬 방법이 없다는 핑계와 함께 마음 한켠 죄책감을 안고 사는 게 맞벌이 부부들의 현실이다.
8살 우리 아들도 그랬다. 엄마, 아빠의 미필적 고의가 다분한 방관 하에 유튜브, TV에 중독돼 있었다. 뭔가 전환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아빠는 육아 휴직 3개월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 책은 유튜브 중독에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90일 간의 기록이다. 당초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 아이의 사생활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아이에 내면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
이 글은 100% 실전용이다. 직접 시도하고 겪어보지 않은 일들은 거의 넣지 않았다. 나 자신조차 확신할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을 설득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90일 동안 의사 엄마와 기자 아빠의 고군분투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부한다. ‘아빠와 보낸 석 달 동안 8살 당신의 아이는 유튜브 중독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냐’라고 질문에 감히 “예”라고 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