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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주 Apr 18. 2023

우리 아이 유튜브 중독 탈출기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리조트의 조식 풍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 아빠, 엄마, 아이 이렇게 3인 또는 4인 가족이 있는 모든 테이블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태블릿,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3040 부모들을 만나 보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그런데 그런 부모들이 밥 먹는 자리에서 가장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하는 유튜브를 보여 주고 있었던 것이다. 역설이다. 유튜브 외엔 아이를 진정시킬 방법이 없다는 핑계와 함께 마음 한켠 죄책감을 안고 사는 게 맞벌이 부부들의 현실이다.

8살 우리 아들도 그랬다. 엄마, 아빠의 미필적 고의가 다분한 방관 하에 유튜브, TV에 중독돼 있었다. 뭔가 전환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아빠는 육아 휴직 3개월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 책은 유튜브 중독에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90일 간의 기록이다. 당초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 아이의 사생활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아이에 내면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다.
 
이 글은 100% 실전용이다. 직접 시도하고 겪어보지 않은 일들은 거의 넣지 않았다. 나 자신조차 확신할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을 설득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90일 동안 의사 엄마와 기자 아빠의 고군분투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부한다. ‘아빠와 보낸 석 달 동안 8살 당신의 아이는 유튜브 중독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냐’라고 질문에 감히 “예”라고 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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