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수요일. 지난번 CT를 찍었고 그 결과를 듣기 위한 B 병원 진료 예약날이다. 또 수술 여부에 대한 결정을 위한 S 병원도 예약한 날이다. 오늘은 두 군데 병원을 가야 한다.
B 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 다른 병원에서 진료본 것을 얘기하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수술에 대한 상담을 했다.
"수술 자체는 어려운 수술은 아니에요. 직장암 관련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수술이고요. 문제는 지금 대장 구불결장 부분이 많이 부었고 직장 상태가 안 좋아서 수술을 하면 얼마나 많이 자르고 얼마나 남길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지금은 좀 많이 잘라내셔야 할 거예요."
"그러면 수술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일단 정맥이 막혀서 증상이 나왔다고 했을 때, 시간이 지나면 막힌 정맥대신 다른 피가 지나가는 길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버티기 힘드시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임시 장루를 만들어서 변이 대장으로 안 내려가게 하면 대장하고 직장이 쉬게 되면서 대장부기가 빠지고 직장 궤양도 좋아지실 거예요. 그 상태로 일단 일 년 정도 지켜보면서 새로운 혈액 길이 만들어지기는 기다려 보는 거죠. 일 년 정도 지나서 장루 복원을 했을 때 새로운 혈액 길로 피가 잘 통하면 지금 안 좋았던 증상들이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고, 혹시 새로운 길이 안 만들어지고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그때 다시 수술을 하시는 거죠. 물론 이 경우에는 수술을 하고 수술 부위가 괜찮아질 때까지 다시 임시 장루를 3개월 정도 하고 또 장루 복원 후에 대장, 직장 잘라진 상태에 적응 기간도 추가로 있어야 해서 힘드신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직 환자분 나이가 젊으시니까 먼저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것보다는 일 년 정도 새로운 길이 생기는 걸 기다려 보시는 걸 권하고 싶네요. 또 일단 부기가 빠지면 대장 잘라내는 수술을 해도 좀 더 적은 부위를 자르거나 수술 난이도 자체도 좀 더 쉬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최악의 경우 1년 동안 장루를 하고, 장루 복원 수술을 한 뒤 상태를 보고 좋아지지 않았을 경우 다시 장루 수술을 해서 3개월 정도 유지하면서 그 사이 대장하고 직장 잘라내는 수술을 하고, 3개월 저도 뒤에 장루 복원수술을 다시 해서 또 적응기간을 가져야 하네요. 적응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빠르면 6개월에서 길면 2년까지도 보고 있습니다."
"혹시 새로운 혈액길이 생기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사람마다 다르니 확정할 수는 없지만 평균적으로 30% 정도는 다른 혈액길이 생기는 것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혹시 장루 만드는 수술을 하면 언제쯤 할 수 있을까요?"
"장루 만드는 수술은 어려운 수술이 아니라서 다른 수술 잡혀있는 시간 사이에 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은 편하실 때 금방 잡을 수 있어요. 당장 내일 입원하시고 모레 수술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시겠어요?"
"아, 아니요. 그건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혹시 다음 주에도 가능할까요?"
"네. 그럼요. 그러면 월요일에 입원하셔서 화요일에 수술하는 걸로 할까요?"
"네. 그럼 일단 그렇게 해 주세요. 혹시 나중에 수술 날짜 변경도 가능할까요? 아직 고민이 조금 되어서요."
갑작스러운 수술 제안이어서 조금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또 오늘 오후에 또 S 병원 외과 예약이 있었고 내일은 B 병원 혈약종양내과 예약이 되어 있었다. 일단 입원과 수술 예약을 하고 병원을 나왔다.
오후. 이번에는 S 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를 보기 위해 이동을 하고, 아내와 같이 진료 전에 먼저 점심밥을 먹으며 B 병원과 S 병원에서 각각 제안받은 수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결국 최악의 경우에 장루를 만들어서 3개월 유지하면서 대장, 직장 자르는 수술을 하고, 3개월 뒤 장루 복원 수술하고 대장 자른 수술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건 여기 S 병원이나 B 병원이나 똑같은 조건이다. 대신 B 병원에서 말한 방법을 하면 1년 동안 자연 치유되길 기대하면서, 어쩌면 하지 않아도 될 장루를 1년 더 하게 되고 복원 수술을 또 하는 것이다. 대신 혹시 자연치유가 성공한다면 그 뒤에 힘든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어 제일 큰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다.
아내에게 이 내용에 대해 말을 하며 물어봤다.
"어떻게 생각해요?'
"그래도 아직 젊으니까 1년 그냥 고생한다 생각하고 자연치유 기대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힘들겠지만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1년 고생한 것만 그냥 없는 셈 치면 되지만, 최상의 상황이 되면 힘든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거니까.
점심 식사 후, S 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를 봤다. 진료는 새로운 내용 없이 지난번에 얘기한 수술에 대한 결정 여부만 정하면 되는 것이었다. 수술을 하려면 빨리 결정을 해야 하고 지금 결정하면 한 달쯤 뒤에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달 이 후로 일정을 미루면 개인 일정이 있어서 한 달 정도 병원에 없고 그 뒤에나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조금은 급하고 어려운 수술이라고 하더니 자칫하면 2달은 기다려야 수술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였다.
이때쯤 B 병원에서 임시 장루를 만들고 자연치유를 기다려 보기로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