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수요일 퇴원을 했다. 장루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한 후 바로 다음날인 지난 금요일에 다시 입원을 하고 오늘 수요일 다시 퇴원을 했다. 지난번 수술하고 퇴원했을 때는 마치 몸이 다 괜찮아진 것처럼 생각해서 방심을 했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 장루를 만들고 나면 음식 먹는 건 몇 가지를 제외하면 거의 자유롭다는 말을 너무 믿어버린 탓이다. 실제로 음식 제한이 엄청 많은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정말 조심할 생각이다. 이제 다시 입원은 사절이다.
일단 식단은 최대한 병원에서 알려준 권장식단으로 하기로 했다. 몇 가지 주의해야 하는 음식은 아예 먹지 않고 며칠 정도는 죽을 먹는 것이다. 원래 수술 후 일주일 정도 묽은 죽을 먹고 그다음 3~4일 정도 된 죽을 먹은 다음 천천히 밥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주의해야 하는 음식은 대표적으로 견과류와 질긴 채소류가 있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으로 견과류나 콩 같은 것은 장루 구멍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채소에서는 당근 같은 것은 소화가 되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역시 막힐 수 있고, 콩나물이나 배추 같은 것도 서로 얽히면 구멍을 막을 위험이 있다. 또 떡도 속에서 서로 붙으면 마찬가지로 장루가 막힐 수 있고, 섬유질이 많은 고구마나 포도나 사과등에 있는 과일 껍질도 위험할 수 있다. 또 자극이 쎈 고춧가루나 매운 음식, 술, 카페인이 있는 녹차나 커피도 장을 자극할 수 있어 지금은 위험하다고 한다.
채소나 견과류는 나중에 적응을 잘해도 조심해서 먹어야 하며, 자극적인 음식은 시간이 좀 더 지나야 먹을 수 있다. 처음에 퇴원하고 먹었던 초콜릿 종류 음식 때문에 장마비가 왔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음식은 이 정도로 하고...
운동도 메일 하기로 했다. 운동이라고 해도 격한 운동이나 힘을 써야 하는 근력 운동 종류는 할 수 없다. 배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 종류는 복압이 높아지면서 장루가 튀어나오는 장탈출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장을 보거나 택배를 받을 때조차 무거운 물건은 전혀 들지 못하게 되었다. 음식 때문에 구멍이 막히는 장폐색만금이나 장탈출도 위험한 증상이라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결국 운동이라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천천히 또는 보통 걸음 속도로 시간이 될 때 계속 걷는 것이다. 오래는 아니지만 하루에 한 시간 반 이상은 매일 걸었다.
열심히 식단을 지키며 음식을 먹었다. 집에서 계속 죽을 먹고 반찬으로는 고기나 생선, 약간의 채소. 국은 뭇국이나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 약간의 채소나 미역 같은 것은 잘게 잘라먹었으며 그나마 미역처럼 미끌미끌한 채소들은 너무 길지만 않으면 막힐 위험이 덜 하다고 한다. 또 간식으로는 그나마 먹어도 괜찮다고 한 카스텔라와 과자 "에이스"를 박스로 사서 먹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직 못 먹는 것이 많으니 원래 즐기지 않았던 간식들이 더 먹고 싶어지는 것 같다. 원래는 아주 매운 음식을 좋아했어서 닭발 같은 매운 음식도 먹고 싶고, 라면과 김치가 가장 먹고 싶은데 그래도 열심히 참고 있다.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본 내용보다는 시간이 좀 올래 걸리는 것 같기는 했지만, 음식을 먹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장루로 변도 잘 나와주고,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을 때도 저녁때 운동을 하고 나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가스도 적당히 나오는 것 같고, 하루에 6~8번 정도 장루 주머니를 비우고 있었다. 배도 아프지 않았고 다른 곳도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장루 주머니 교체는 스스로는 깔끔하게 하기 힘들어서 아내에게 교체를 부탁하고 있다. 새로운 장루주머니를 붙일 때 피부 보호처리를 잘하지 못하면 장루에서 나온 소화액이 많이 섞인 변이 장루 주위에 드러난 피부에 묻어, 그 소화효소로 인해 피부가 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피부가 상하면 빨개지면서 많이 따가워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익숙하지 않은 초보때는 장루를 하루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아내가 신경 써서 잘해줘서 보통 이틀에 한번 정도 교체를 하게 되었다.
한 2~3일 정도는 괜찮았다.
지난 수요일 퇴원을 하고 집에 왔고, 오늘 토요일 아침까지 3일간 아무 문제없었다. 아픈 곳도 없었고 잠도 잘 잤다. 한 가지 살짝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장루를 통해 나온 변이 많이 묽다는 것뿐이다. 밥이 없이 거의 물만 먹었을 때는 장루를 통해 물만 나오게 되면서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제저녁때는 죽과 몇 가지 반찬을 먹은 것이다. 하지만 먹은 음식들이 다 같이 줄 서서 차례대로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