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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또동 Jun 30. 2022

평생 볼 판다를 다 만나게 되었던 그곳, 청두 판다기지

그 해 여름 가장 푸르던 (7) - 에세이

커다란 산속에 자리한 넓은 이곳 판다 기지.

고개를 돌려 여기를 봐도 판다가 있었고, 저기를 봐도 판다가 있었다.

높은 나무를 타고 있던 친구

누워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던 친구

통통한 뒷모습이 너무 귀여웠던 친구,

대나무 먹방을 하던 친구까지. 다양한 판다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랫서 판다가 살고 있는 줄은 몰랐었는데, 저 멀리서 큰 꼬리를 흔들며 귀엽게 지나가는 랫서 판다들의 모습을 보니 또 웃음이 절로 지어졌다.

“꿰에엑!!!! 꾸에에엑!!!”

평화롭던 이 산속에 갑자기 외마디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 들어보니 이게 웬걸. 정말 화려한 공작새 한 마리가 산 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선 채 멋진 깃털을 뽐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판다들만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체 더 멋있는 자신의 모습은 왜 보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어서 빨리 자신을 봐달라는 듯 한 울음소리가 애틋하면서도 귀여웠다.


“관종 공작인가..?”

“공작아 미안하다.. 너도 너무 멋있는데 판다들이 너무 귀엽다..”

라고 말을 건네어 주었다.


관종 공작 친구를 뒤로한 채, 우리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바로 아기 판다가 살고 있는 공간이었다.


균이 거의 없는 공간에서 특별 관리를 받아가며 살아가는 아기 판다를 유리벽 너머에서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이 정도면 줄을 세워서 입장하게 할 법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출근길 지하철 인파에 몸을 맡기듯 인파 속에 들어가 사람에 쓸려 안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꽤나 더운 여름,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다간 열사병에 걸리겠구나, 생각하던 그 순간 아기 판다 친구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유리벽 너머 쪼그려 누워있던 손바닥만 한 아기 판다를 처음 봤을 때의 그 감동을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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