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 쓰기는 계속
되고 있었다.
가족들에게 엄마의 시를
보여주자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이었다.
엄마가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겠다고 하기까지
생각보다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의 기일이었다.
동생네서 모여서 아버지를
모신 곳으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갑자기 엄마가 하신 말씀.
'나 시 쓴 거 막내한테
보여 줘 봐'
'왜? 갑자기 '
'막내한테 보여주고 싶어'
엄마의 시를 읽어 본
동생은
'잘 쓰셨네요. 계속 쓰세요'
조금 더 격한 리액션이면
좋겠는데 덤덤이다.
그래도 엄마는 막내의
그 말에 함박꽃이었다.
아버지를 모신 곳에서
오빠네와 만나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 자리에서 엄마는
모두에게 엄마의 시를
보여주라고..
진짜냐, 괜찮겠냐는
내 말에 엄마는
'이제는 괜찮을 거 같아.
자식들이 내가 시를
쓴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인스타에 올린 엄마의
시를 가족들에게 보였다.
역시 여자들이라..
며느리들의 격렬한 리액션에
엄마는 어린아이처럼
상기되었다.
시집을 내자는 큰올케의
말에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하시면서도 너무 행복해하셨다.
결국 엄마는 세상에서
숨으려고만 하던
상처를 치유받았다.
가족들의 격려에 당당하게
스스로를 표현하는 엄마가
그리도 멋있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해냈다.
글쓰기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배운 순간이었다.
그 후로 매주 금요일이면
그 주에 인스타에 올린
엄마의 시를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고맙게도 며느리들의
격려와 칭찬이 매주
엄마에게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