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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망 Dec 09. 2024

엄마의 생신날

글쓰기로 치유 받은 엄마

엄마의 생신날.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여름 아버지의

기일이후 첫 만남이었다.


너무나도 변한 엄마의 표정에

모두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자주 보는 나조차도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였으니. .

(이사를 하느라 3주 정도

못찾아 뵈었다)


너무 밝고 환한 표정,

너무 고운 얼굴빛,

안하시던 화장까지 곱게

하신 모습은 엄마의 나이를

잊게 만들었다.


작년 엄마 생일에도 가족들이

모였었다. 그 때도 엄마는 귀가

안들리셨다. 엄마 생일에 모였으니

함께 앉아 이야기꽃을 피워야

했는데 어느 틈에 엄마는

자리를 피하셨던 기억이 난다.

우리 남매와 올케들이 재밌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뭘 가지러

가신다고 올라가셔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나타나시고는 했었다.

(동생네 집은 3층, 가족 모임은

항상 지하실의 응접실에서 한다)


생신이 지나고 엄마를 뵈러 간

나에게, 그 날 귀가 안들려서

그냥 자꾸 자리를 피하게

되더라는 말씀을 하셨었다.

이번 생신에는 한 번도 자리를

피하지 않으시고 가족들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함께

나누시며 행복하게 웃으셨다.

새로 장만한 보청기 덕분에

잘 들린다고 예쁜 미소까지

지으셨다.


그래도 맞지 않는 음역대가 있어서

아주 편하지는 않으시다고는 하셨다.

하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더 이상은 피하지 않고 즐기기로

마음을 먹으신대로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셨다.


엄마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가족들의 격려와 나이가 들어도

다시 세상으로 나가 삶을 누리기로

결심한 엄마의 의지가 합쳐져서

엄마의 새 삶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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