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햇살 아래, 나는 글을 씁니다]
– 창작의 고통, 그리고 평온으로 나아가는 한 사람의 기록
음악가가 악상이 떠오르면, 주저 없이 악보 위에 음표를 올립니다.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다가올지 모를 그 '글상의 순간'을 붙잡기 위해, 우리는 늘 마음을 열어두고 살아갑니다.
창작의 고통이란,
어느 분야든 결국 그 본질은 같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울림이 터져 나오는 진통과도 같지요.
저는 지난 5년간,
긴 터널 같은 시간을 묵묵히 걸었습니다.
그리고 쉼이라는 선물 같은 80일 동안,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200편이 넘는 에세이를 써 내려갔습니다.
“쉼이 주는 여유 속에서 문득 글상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제야 내 삶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일까?”
사실, 둘 다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저 마음속에 오래 묵혀 있던 무언가를
덜어내고 싶었던 것뿐이었습니다.
매일 몇 편씩 써 내려가면서
외로움은 점차 평온으로 바뀌었고,
문득 ‘작가’라는 이름을 마음속에 품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금,
‘우풍 정영일’이라는 필명으로
브런치스토리의 정식 작가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 저에게 남은 쉼의 시간은 단 30일.
곧 다시 삶의 전장터로 나아가야 하지만,
그동안 글을 통해 참 많은 정화와 회복, 성찰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나의 조용한 꿈을 가슴에 품게 되었습니다.
> 속초에, 햇살이 부드럽게 드는 작은 방을 얻어
클래식을 들으며, 오디오 옆에서 책을 읽고
바다를 걷고, 글을 쓰는 삶...
언젠가 꼭,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금 더 깊은 내면을
조금 더 다정한 문장으로 써 내려가고 싶습니다.
글이 나를 구했고,
이제는 내 글이 누군가에게 조용한 평온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는 충분합니다.
이 브런치북은
그 소박한 꿈을 향해 걸어가는 초보 작가의 첫 고백이자,
여전히 회복 중인 한 사람의 조용한 기록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 우풍 정영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