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진심, 큰 감동

감동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by 정 영 일

[작은 진심, 큰 감동]

- 감동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감동이란, 마음 속에 스며드는 작은 떨림 아닐까?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감동이란, 크게 무언가 느껴져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문득 찾아오는 잔잔한 감동이 있다.

클래식 선율에 젖어 눈시울이 붉어진 날,

뜻밖에 받은 손편지나 작고 정성스러운 선물에 가슴이 따뜻해졌던 순간,

수없이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주한 아주 작은 성공의 기쁨.

그 모든 순간들이 감동이다.


감동은 살아 있는 생물 같다.

때로는 눈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마음을 숨기지 않는 가장 자유롭고 진실한 영역이다.


한때 잘 나가던 후배가 있었다.

늘 자신감 넘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던 친구였다.

그는 어느 날 큰 결정을 내렸다.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한 기업의 CTO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가족과 떨어진 숙소에서 외롭게 지내며,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대표 주변에 얽힌 복잡한 인맥 구조로 인해 주요한 결정에는 참여할 수 없었고,

낙후된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의지도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결국 그는 조용히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6개월간 모든 것을 멈추고,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기, 나는 그를 자주 만났다.

가끔은 말없이 골프를 함께 치며,

넉넉하지 않은 그의 사정을 조용히 살폈고,

내 방식대로 후배에게 마음을 건넸다.

무엇을 해줬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힘든 시기에 곁에 있었던 것뿐이었다.


긴 시간이 흘렀다.

그 후배는 지금 제약회사의 대표가 되었고,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다시 눈부신 길 위를 걷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내게 조그만 택배 하나가 도착했다.


"성공보다 빛난 한 통의 택배였다"

그건 비타민 세트였다.

포장지 위, 손글씨로 짧은 메모가 적혀 있었다.


“선배님, 늘 기억해요.

그때 형님의 따스한 손길이

지금도 힘이 되었고, 용기가 되었어요.

크지 않지만, 건강을 기원하며 이 비타민을 보냅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가에 맺힌 감정을 지워냈다.

감동은 그런 것이다.

거창하고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불쑥 다가와 마음을 건드리는 작은 진심.

예고 없이 찾아오는 따뜻한 흔들림....

그것이 바로, 감동이다.


(작가의 말)

가끔, 우리는 감동이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기념비적인 순간에서만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동은 그저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작은 떨림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손편지 한 장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한 순간의 따뜻한 배려일 수도 있다.


이 글은 그 작은 진심이 나에게 찾아왔던 순간을 떠올리며 쓴 일기이다.

후배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졌고,

그가 보내온 작은 선물은 그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우리가 나눈 그 모든 시간과 감정이 담긴 큰 의미였다.

때로는 큰 성공이나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그 속에서 건네는 진심이 진정한 감동을 만들어낸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도, 작은 진심 속에서 큰 감동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 우풍 정영일작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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